매각설돌던 회사, 2년만에 증권사 줄세운 비결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3.06.27 10:38

청담러닝 4년 노하우 결실 속속, 삼성전자도 성공 가능성 높이 평가해 MOU 체결

/사진제공=청담러닝.
서울 강남구 청담러닝 본사에는 R&D(연구개발) 인력 90여명이 상주한다. 전체 직원 350명의 4분의 1을 넘는 규모다. 이 중 교육 콘텐츠 개발인력 40여명을 제외해도 순수한 IT 개발인력만 50명에 달한다. 대다수가 근속연수 4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이 정도 개발인력을 유지하는 경우는 순수 IT업계에서도 흔치 않다.

한진웅 청담러닝 전략본부장(사진)은 "R&D야말로 청담러닝이 다른 교육업체와 확연하게 차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재무와 전략기획을 맡고 있는 한 본부장도 청담러닝에 합류하기 전 코스닥 IT 게임 개발업체에서 잔뼈 굵은 경력자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개발인력을 고집하는데 대한 의문은 그동안 청담러닝이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면 풀린다. 청담러닝이 IT 인력 확충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무렵. 2000년대 초반 '인강(인터넷강의)'으로 대표되는 교육업계 호황 이후 학생 수 감소와 정부 규제로 시장이 빠르게 위축될 당시다.

청담러닝은 IT 활용 교육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난관은 생각 이상이었다. IT 교육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2008년 말 146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년 만에 52억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시장에선 "하던 일이나 잘하지", "미쳤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매각 루머가 돌았던 때도 이때였다.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1년 7월부터였다. SK텔레콤과 공동개발한 스마트교육 플랫폼 'T스마트러닝'이 나오면서 시장 인식이 서서히 돌아섰다. 실적 불안도 2010년을 바닥으로 빠르게 해소됐다. 엔씨소프트와 개발한 영어가상체험 학습프로그램 '클루빌'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165억원으로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 본부장은 "당시에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스마트러닝이 대세라는 데 이견을 보이는 사람이 없다"며 "시장을 앞서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선보일 '3.0 프로젝트'는 지난 4년동안 쌓인 노하우의 산물이다. 청담러닝은 주력브랜드인 '청담어학원'에 업계 최초로 모든 수업에 태블릿PC 등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 방식을 시도한다.


성공 가능성은 이미 확인했다. 청담러닝의 입시중심 학원 계열사인 표현어학원 직영점 한 곳을 신규 출점해 스마트러닝을 시작한 지 반년 만에 학생 수가 500명으로 늘었다.

한 본부장은 "중고등 입시교육 위주의 표현어학원보다 유학 준비생 중심의 청담어학원에서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이슈에 대한 자유토론이나 영어논술을 상호 평가하는 방식의 '프리미엄 영어교육시장'에서 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스마트러닝 사업과 관련한 MOU(양해각서)도 체결했다.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과정에서도 기관투자자 반응이 뜨거웠다는 귀띔이다. 150억원 규모로 지난 24일 발행한 BW 행사가액은 주당 1만5616원으로 발행일 종가 1만4600원보다 높다. 증시에서는 상당수 BW가 현재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발행된다.

한 본부장은 "요즘 같이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신주인수 행사가가 높은 데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 수요가 전체 물량을 넘었다"고 말했다.

BW 발행으로 경영권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발행된 BW의 절반을 김영화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인수했다.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발행될 신주 물량은 현재 발행주식(621만3550주)의 15.9%인 99만4000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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