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블랙먼데이···금융위기 전야인가?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김신회 유현정 기자 | 2013.06.24 17:52

중국 증시 유동성 위기 우려로 5.3% 폭락···배런스 "中, 2008년 美과 상황 유사해"

말 그대로 블랙먼데이다. 중국 증시가 월요일인 24일 5% 이상 폭락하며 2000선이 무너졌고 그 영향으로 한국 증시도 1년 만에 1800선이 깨졌다. 중국 은행의 자금경색으로 시작된 이번 위기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과 유사하다는 경고까지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109.86포인트(5.30%) 하락한 1963.24로 마감했다. 상하이지수가 2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보합세로 시작한 중국 증시는 상당수 은행이 유동성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폭락했다.

◇中 당국 '긴축 지속'··· 자금경색 방치하나 = 방아쇠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당겼다. 기존 통화긴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지난주 중국 금융계는 은행간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가 4-5% 급등락하는 유례없는 금융불안에 휩싸였고,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지난 22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과 화폐정책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4분기 정기통화정책회의에서 "최근 중국의 경제금융운용상황은 안정적이며 물가역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 긴축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같은 회의 결과가 이날 뒤늦게 공개되면서 중국 은행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성명에서 "중국에 10년 만에 닥친 최악의 신용경색은 대부분의 자금을 은행 간 단기금융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현지 소형은행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돈가뭄에 시달리는 은행이 대출을 회수할 경우 중국 기업 역시 타격을 입는 연쇄적 악순환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국 주간금융지 배런스는 22일자 최신호에서 "중국의 최근 상황이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 미국과 같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주택건설과 인프라 구축에 4조 위안(한화 720조)의 막대한 자금을 풀었는데, 그 후유증으로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경고에도 꿈쩍 않는 中··· '그림자금융'이 목표=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이번 기회에 금융기관 특히 중소은행, 투신사 등의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들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빌린 돈을 부동산과 금융상품에 투자해 버블을 심화시킨 중국판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의 주범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논평을 통해 "시중에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 가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인민은행이 돈줄을 조이고 있는 것은 그림자 금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중에 대거 풀린 싼 돈(cheap money)을 통한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방침을 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번 위기가 중국 정부 판단처럼 일부 금융기관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선에서 그칠 것인가다. 가뜩이나 중국 경제가 올해 목표치인 7% 중반 성장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자금경색이 확산될 경우 경착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프네 로스 ABN암로 아시아증권 부서장은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이 진짜로 구조개혁을 계속하려 하느냐는 것"이라며 "만일 그렇다면 중국의 중소 은행과 기업들은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유동성 긴축에 나선 것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책 우선순위를 뒀다는 의미"라며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8%에서 7.4%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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