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농작물 수확하면···집으로 배달?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 2013.06.22 08:11

[겜엔스토리]<6>'레알팜'으로 팜류 게임 서비스 역사 다시 쓴 네오게임즈 박동우대표

편집자주 | 게임보다 재밌다. 게임보다 흥미진진하다. '대박'친 자랑부터 '쪽박'찬 에피소드까지. 달달한 사랑이야기부터 날카로운 정책비판까지. 소설보다 방대한 게임의 세계관, 영화보다 화려한 게임의 그래픽, 첨단과학을 선도해가는 게임의 인공지능. '게임 엔지니어 스토리'는 이 모든 것을 탄생시킨 그들의 '뒷담화'를 알려드립니다.

"게임하면 밥이 나오니 쌀이 나오니?"

"여기 게임하면 밥 나오는 게임이 있네요."

팜류 게임은 많다. '룰더스카이', '타이니팜' 등 게이머들에게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팜류 게임부터 '스머프 빌리지' 등과 같은 해외 게임까지 팜류 게임은 몰입도가 높아 이용자들의 관심이 비교적 길게 유지되는 편이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면 정말 밥을 주는 팜류 게임이 있다.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고 도시를 만들어가는 캐주얼 게임이 아닌 실제 농사를 짓는 리얼리티를 갖춘 게임이다. 게다가 어렵게 작물을 수확하고 나면 이용자가 직접 수확한 작물에 대한 보상으로 농작물을 집으로 보내준다.

박동우 네오게임즈 대표/사진제공=네오게임즈
네오게임즈에서 지난해 8월 출시한 '레알팜'이다. 개발기간만 무려 2년 반이 걸렸다. 출시 1년이 다 되어가는 현 시점에서도 이용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별나다. 현재 T스토어 베스트앱 11위에 올라있으며 네이버 앱스토어 무료 게임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개발 배경도 흥미롭다. IT회사를 운영하던 박동우 네오게임즈 대표(49)는 서울대 농대 출신이다. 졸업 후 줄곧 IT관련 일을 하던 박 대표는 스마트폰이 배급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게임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당시 회사 내 게임 개발이 가능했던 인원은 3~4명 정도. 전공분야의 지식을 살려보겠다는 의지와 국내 산업으로서 저평가 받고 있는 농업 분야에 대한 인식 제고가 됐으면 좋겠다는 박 대표의 의지가 맞물려 게임 개발을 강행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농대 동기인 전창후 서울대 원예학과 교수와 머리를 맞댔다. 전 교수팀과 리얼리티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면서 게임성을 살리기 위해 상당 시간을 투입했다.


완성된 레알팜의 리얼리티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일단 수확한 작물을 팔 때도 가격이 일정하지 않다. 실제 농산물 거래와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의 판매량에 따라 농작물 가격이 오르내린다. 여기서부터 이용자들간의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 당장 시세가 올랐다고 작물을 재배했다가는 같은 농산물 판매가 몰려 제 가격을 못 받기 일쑤다.

날씨, 온도, 물, 영양 상태 등에 모두 영향을 받으며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아이템을 써서도 막을 수 없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되는 농부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게임이다.

농작물 재배 레벨이 올라 '신' 등급에 이르게 되면 쿠폰을 지급한다. 이 쿠폰이 10장 모이면 네오게임즈로부터 실제 농산물을 배달 받을 수 있다. 유기농 농작물과 레알팜 이장님의 편지가 곁들여져 이용자들에게 배달된다. 이 같은 보상 시스템은 박 대표가 직접 낸 아이디어다. 박 대표는 "일본과 이탈리아 등에는 게임은 좀 더 단순하지만 이같이 농작물을 기르고 보상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리티를 강조한 게임이다 보니 이용자들끼리의 교류도 잦은 편이다. 농가를 운영하는 이용자가 게임상 이웃에게 자신이 재배한 작물을 배달해주기도 하고 게임상에서 처음 본 작물을 직접 사다가 연구하는 이용자도 있다. 네오게임즈와 이용자들의 관계도 각별하다. 현재 8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레알팜은 100만 다운로드 달성시 소 1마리를 잡아 이용자들과 함께 나눌 생각이다.

박 대표는 레알팜을 계기로 농업에 대한 인식이 고취되길 바라고 있었다. 향후 실제 농가와 게임 이용자들간 직거래 모델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농업과 IT,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융합해 현실과 가상현실을 넘나드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며 "향후 이용자들과 함께 가을 추수를 함께하는 등 농가와 협력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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