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임박' 채권시장 '덜컹'...美 회사채 매도 급증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3.06.21 11:35
글로벌 채권시장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임박한 '출구전략'에 덜컹이고 있다.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이 떨어지게 되는 상황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이미 채권펀드에서 자금을 대거 빼낸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는 매도가 매도를 부르며 금리가 너무 높은 수준까지 올라 경제회복세까지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카민 그리골리 미즈호증권 투자전략가는 "금융시장은 본질적으로 선행적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은 일부 연준 위원들이 바라는 대로 점진적인 게 아니라 즉각적으로 변하며 연준 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펀드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주간 글로벌 채권펀드는 사상 최대 수준의 자금유출을 겪었다. 연준 출구가 임박했다는 전망에 채권 ETF 환매가 급증, 총 유출액이 270억달러에 달했다.

아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의 광범위한 채권 투매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도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OMC에게 있어 진짜 시험대는 향후 몇 주 간 투자자들의 반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 여름에도 시장 변동성이 누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에릭 그린 TD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출구가 완만할 것으로 묘사됐지만 중요한 가격 임계점이 깨지며 매수자들이 채권시장에 거의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준의 정책 덕에 매우 낮은 쿠폰금리만을 제공해도 발행이 가능했던 회사채들이 급격한 매도세에 직면했다.

미 회사채 시장에선 우량기업, 정크기업 가리지 않고 자금이탈이 빨라졌으나 특히 가장 신용도가 낮은 CCC 등급 이하의 채권 중 저리의 쿠폰이자를 제공하는 회사채 매도세가 급격했다.

20일 체사피크에너지, 시네마크 등 CCC 등급 이하 매물이 가장 많이 쏟아졌다.


이날 최대 정크본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아이박스 하이일드의 가격도 1.5% 하락한 90.28달러로 1년 내 최저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매도세가 향후 며칠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지난해 고공행진 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미 많이 오른 정크본드가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GMP 증권의 애드리언 밀러 채권 투자전략가는 "기업의 신용도에는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단기 높은 수익률만 좇아 정크본드를 산 투자자들이 이제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정크본드 평균 금리는 지난 1월 24일 역대 저점이었던 5.61%에 서 20일 6.13%로 상승했다.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금리도 이번 주 17bp 뛰며 3%로 상승했다.

채권금리 급등은 증시도 요동케 했다. 뉴욕증시 S&P500은 19일 FOMC 이후 4% 가까이 하락했다.

증시 하락으로 20일 미 국채 가격 하락이 다소 억제됐지만 국채 시장 역시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회사채 및 모기지 채권 보유자들이 금리 위험에서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우해 국채매도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FOMC 발표 하루 뒤인 20일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2개월 고점인 2.47%로 뛰었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금리 상승은 주택수요를 급격히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주택가격을 지탱하는 게 핵심 정책 목표라는 버냉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MBS 금리는 20일 20개월 고점인 3.3%를 웃돌았다.

그러나 릭 레이더 블랙록 미국 채권 부문 공동대표는 최근 금리 상승이 QE 탓에 인위적으로 낮춰진 금리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5%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나 완만한 성장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율, 연준의 자산매입 등이 금리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채권 금리는 높은 범위에 있지만 역사적인 기준에서는 아직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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