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UCLA서 만난 인연...페트라자문 설립

더벨 송종호 기자 | 2013.06.17 14:25

[thebell interview]용환석 페트라투자자문 대표·이찬형 전무

더벨|이 기사는 06월13일(10:33)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신생 투자자문사 대표가 미국 오마하에서 열리는 최고의 가치 투자자 모임인 '밸류 인베스팅 콩글레스(Value Investing Congress)'에 강연자가 됐다. 이 행사의 강연자로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그가 처음이었다. 그 주인공은 용환석 페트라투자자문 대표와 이찬형 전무.

이처럼 페트라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기관투자자만 바라보며 수수료 인하 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게 페트라의 전략. 페트라 전체 운용자산 2400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00억 원 이상이 외국계 자금이다.

◇UCLA동문수학..독립 자문사 창업 꿈꾼 청년들



*용환석 대표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밀은 배포가 맞았던 두 사람의 대학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환석 페트라 투자자문 대표(사진右·49세)와 이찬형 전무(사진左·43세)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미국 UCLA 캠퍼스.

용 대표는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해 1991년부터 약 4년간 한국 IBM에 재직했던 엔지니어 출신이다. "엔지니어의 삶도 만족했지만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순간"이라고 밝힌 용 대표는 만 서른 살에 UCLA 경영전문대학원(MBA)에 입학한다. 이 전무는 94년 UC버클리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UCLA 로스쿨에 입학한다.

엔지니어 출신 MBA과정 대학원생과 경영학과 출신 로스쿨 대학원생은 만나면 항상 '독립'을 꿈꿨다. 이 전무는 "대학원 시절 뛰어난 재능과 실력이 있지만 단기간의 수익률에 쫓겨 젊은 펀드매니저들이 자산 운용에 무리수를 두는 경우를 많이 봤다. 무리수를 두지 않을 수 있는 자문사의 창업을 양 대표와 미국 유학시절 결의했다."

현재 자문사 최소자기자본은 업무영역에 따라 5억~20억 원으로 나눠져 있지만 이들이 국내로 돌아왔던 97년에는 자문사 등록의 최소자기자본이 50억 원이었다. 자문사 설립은 뒤로 미뤄졌다. 용환석 대표는 우선 일신창업투자에 입사, 곧 이어 영국계 헤지펀드사에 들어가 운용 전략의 베터랑이 됐다. 이 전무 역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기업을 보는 눈을 키웠다.

◇페트라 해외 네트워크의 비밀..소규모 美가치투자 행사 꾸준히 참관


*이찬형 전무

용 대표는 영국계 헤지펀드에서 4년간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근무하며 홍콩, 중국, 말레이시아, 한국 등 4개국 증시를 대상으로 투자업무를 진행했다. 때문에 페트라의 외국자금 유치의 비결이 용 대표의 헤지펀드 경력이냐고 질문했지만 용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금융투자업계엔 유학파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업력이 쌓인 분들이 많다"며 "해외네트워크는 유학을 했거나 해외 근무 경력이 있다고 길러지는 게 아니다"고 답했다. 이 전무는"올해로 8년째인 밸류 인베스팅 콩글레스가 초기엔 지금처럼 인정을 받는 행사가 아니었다"며 "가치투자를 하는 것과 같이 소규모 행사에 주목하고,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8년 전부터 시작한 행사에 용 대표는 꾸준히 개인자격으로 참관했다. 물론 2009년 8월 페트라투자자문을 설립한 이후에도 참관은 계속됐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 펀드 매니저와 기관 투자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하는 규모 있는 행사로 발전했지만 당시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소규모 투자자 모임에 불과했다.

미국 내에서도 주목받지 못한 행사에 유일하게 한국인이 매년 참관을 하자 오히려 행사 관계자들이 용 대표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행사에 참여한 펀드 매니저와 기관 투자자들과 교분이 쌓인 것도 이때부터다.


지난해 5월 이 전무와 함께 강연에 나선 용 대표의 강연 주제는 '한국 : 가치 투자자들을 위한 금광(Korea: A Goldmine for Value Investors)'이었다. 용 대표는 "페트라가 아니라 한국 시장을 알리는 게 강연을 맡은 목적이었다"며 "한국 시장이 이머징 마켓을 벗어나 외국기관들로부터 충분히 투자 메리트가 있는 국가로 인식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 강연 이후 미국 대학 기금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용 대표는 "현재 미국 대학 3곳이 한국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자문사를 물색 중"이라며 "이와 관련 페트라는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법인의 경우 자신들이 일임한 투자회사 가운데 페트라가 가장 작은 회사라고 평가했지만 운용자금의 사이즈보다 운용 실력을 인정했다"고 유럽법인의 평가를 소개했다.

◇설립이후 누적 수익률 142%..수비가 탄탄한 자문사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페트라의 2년 수익률은 85.82%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3년 수익률도 117.2%로 업계 2위를 기록하는 등 3년 이상 꾸준한 수익률을 쌓고 있다. 2009년 설립된 이후 누적 수익률만 14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18.8%를 7배 이상 앞서고 있다.

페트라가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용 대표는 "싸게 사서 제 값에 파는 전략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용 대표는 "특히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단기 실적이 좋은 기업보다 위기를 잘 견디고 경쟁력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다고 덧붙였다.

이 전무 역시 "야구 경기에서 홈런을 잘 치는 것보다 탄탄한 수비로 점수를 잃지 않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단기간에 손실을 입더라도 장기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가치투자 철학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환석 대표이사 약력
△Pinnacle Investments -Managing Director/CIO (2009)
△Pan Asia Capital -Portfolio Manager (2003)
△Oriens Capital - Portfolio Manager (2001)
△일신창업투자 -Associate (1999)
△The Anderson School of Management, UCLA, MBA (1997)
△서울대 전자공학과 학사(1988)

◆이찬형 전무/변호사(美) 약력
△하나대투증권 - Director/Head of M&A (2009)
△Federal Express Corporation, Asia Pacific - Sr. International Counsel (2008)
△삼성엔지니어링 - General Counsel (2005)
△Shin & Kim (법무법인세종) 미국 변호사 (2002)
△UCLA School of Law, JD (1997)
△The Haas School of Business, UC Berkeley, BS (Business Administration)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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