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수석입학, 국내 대기업 공채 수석입사. 이른바 '범생이'로 살던 이지현씨(30)가 무작정 사표를 던지고 창업에 뛰어든 건 지독한(?) 인연 덕분이다.
이씨는 "제도권에서 잘 살아왔던 저와 IT '덕후'인 신상호씨, 사업 아이템에 대한 상상력이 풍부한 박동두씨 이렇게 세 명이 모이니 창업의 균형이 잡혔어요"라며 구상 이후 약 5년만에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인 2009년 초에 필리핀에서 먼저 아이폰을 써봤거든요. 그 때 결심했어요. 이제 잡지가 아니라 웹과 앱으로 여행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가 트렌드가 되겠구나."
현지 잡지 사업을 접고 귀국했지만 창업은 쉽지 않았다. 이 씨는 우선 대기업에 입사했고, 나머지 두 사람도 각자 생활을 하면서 '고민'만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세 사람이 다시 뭉친 건 2012년. 국내에서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편화되면서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활발해지고, 정부가 의욕적으로 청년창업 지원에 나선 덕택이다. 투어스크랩은 현재 세 명의 공동창업자 외에 두 명의 프로그램 개발자와 한 명의 디자이너, 그리고 영문버전 서비스를 담당하는 대학생까지 총 7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확실히 올들어 창업에 대한 주변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뀌었어요. 이 분위기가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씨는 지난 5월 스타트업 기업들과 벤처캐피탈 회사의 접점을 모아주는 행사에 '투어스크랩' 베타서비스를 들고 참여해 박재욱 VCNC대표를 비롯해 많은 스타트업 선배들을 만났다. 관심을 보이며 접촉해 오는 벤처캐피탈도 대여섯 군데나 됐다.
이씨는 7월 5일 공개되는 '투어스크랩'에 대해 "정보, 경험, IT기술이 편리하게 융합된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여행지 정보, 숙소, 교통편, 환율 등의 정보가 제공되고 사용자들이 늘 수록 개별 여행 콘텐츠도 함께 쌓이도록 웹과 앱에서 구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쯤 되면 여행 콘텐츠의 '창조적 융합'사례 아니겠어요?"하며 이씨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