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5년만에 재개될까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3.06.06 17:19
금강산 관광이 5년만에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자인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관광객 신변 안전 문제가 남북 당국 간 합의로 해결되면 조속한 시일 내에 관광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강산 관광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해 체결한 '금강산 관광 개발의정서'에 따라 1998년 11월 뱃길을 통해 시작됐다. 지난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중단될 때까지 200여만명이 금강산을 찾았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해 군사항이라 꺼려왔던 고성항의 해수욕장을 개방했고 옥류관 금강산 분점, 금강원, 목란관 등의 북측 식당을 직접 운영하는 등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에도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2009년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평양을 방문해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 등 관광재개를 위한 5개항에 합의했다.

다음해인 2010년 2월 남북 당국이 개성에서 금강산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열었을 때도 북한 측은 우리 정부가 요구한 재발방지책 마련, 신변안전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선결과제에 대해 합의서 초안을 통한 수용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북한으로서도 금강산 관광 사업의 파트너로 남한 정부를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 합의가 불발되고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자 북한은 2010년 4월 정부 자산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소방서,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문화회관과 온천장, 면세점, 현대아산과 협력업체의 부동산을 동결·몰수하고 관리인원을 추방했다.

이듬해인 2011년 들어서 북한은 독자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의 독점권 효력을 취소한다고 발표하고 일본과 중국 등의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올들어 싱가포르의 대형 유람선 '황성호'를 도입해 지난달 나선~금강산 국제관광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의 주요 수요가 남한 관광객이라는 점에서 북한은 남한 정부와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측이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을 수용한 바 있었던 만큼 당국간 회담에서 이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아산 측은 당국간 합의만 이뤄지면 그동안 방치됐던 도로와 등산로 등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시설을 개보수한 후 즉시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에 필요한 물리적인 제반 여건을 정상화하는 데 두 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후에는 5년 전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관광객을 모집해 관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금강산 관광 사업을 시작할 때 부여받았던 '50년 독점 개발권'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북한은 독자적인 국제관광을 추진하기 위해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만들고 현대의 개발·관광사업 독점권을 박탈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북한과의 회담에서 관광 중단 이전에 합의했던 효력을 부활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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