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많은 동부에 'LG맨' 많은 계열사가…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13.05.29 13:49

1998년 외환위기 겪으며 LG산전 로봇사업부 해체 핵심인력 동부 임원으로 영입

강석희 동부로봇 기술총괄 대표이사 사장 / 사진제공=동부로봇
동부그룹에서 유독 삼성이 아닌 LG 출신 임원이 많아 눈에 띄는 회사가 있다. 동부로봇이다. 동부그룹에서 삼성출신 임원 비중은 한 때 40%를 넘어섰다. 최근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체 임원 가운데 비율은 20%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동부로봇의 임원진 구성은 다르다. 지난해 12월 동부로봇 대표이사에 오른 삼성테크윈 출신의 곽일순 사장,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김연호 상무 등을 제외하면 이 회사의 핵심요직은 대부분 LG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29일 동부에 따르면 동부로봇의 전체 임원 11명 가운데 6명이 LG산전(현 LS산전) 출신이다. 강석희 기술총괄 대표이사 사장과 오세휘 부사장, 김동진 전무를 비롯한 3명의 상무가 그 주인공.

다른 회사와 달리 동부로봇의 임원진 구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1998년 외환위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동부로봇 임원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LG산전 로봇사업부에서 잘 나가던 핵심인력이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로봇사업부가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고 결국 대부분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가진 것이라곤 기술력 뿐.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용 로봇회사를 설립해 재기를 노렸다. 1999년 11월 강석희 현 동부로봇 사장을 중심으로 다사로봇이 만들어졌고, 이에 앞서 같은 해 2월 나머지 핵심멤버들이 로보스타라는 회사를 세웠다.

2006년 코스닥에 상장된 다사로봇은 동부가 로봇사업에 손을 뻗치면서 2010년 7월 동부그룹에 인수됐고 2011년 1월 동부로봇으로 회사 이름을 바꿔 달았다. 동부로봇 임원진에 삼성맨이 아닌 LG맨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부로봇과 사업영역이 비슷한 로보스타도 김정호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 7명 중 6명이 LG산전 로봇사업부 출신이다. 로보스타는 현재 임직원수 250명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1년 코스닥 상장 기업이 됐고 지난해 매출은 71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전자나 IT사업분야에서 삼성출신들은 여전히 동부그룹 내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동부하이텍만 봐도 임원 27명 가운데 10명이 삼성 출신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 파운드리 센터장을 지낸 최창식 사장 등 삼성전자가 가장 많지만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 다양한 삼성 계열사에서 인재들이 영입됐다.

이밖에 동부의 전자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재형 동부대우전자 부회장, 지난해 9월 사장으로 승진한 동부CNI의 백숙기 사장도 각각 삼성물산, 삼성증권 출신이다. 이달초 승진한 정광헌 동부LED 대표이사 사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생산기술총괄을 맡은 김진태 동부라이텍 부사장 등이 '삼성맨'이다.

동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부그룹은 비교적 기업역사가 짧지만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외부 인재를 영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로 인해 사업영역이 겹치고 기업역사가 긴 특정기업 출신이 많게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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