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애벌레 라바, 알고보니 토종?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3.05.28 07:00

배경만 보면 해외 캐릭터, 세계화 위한 포석… 뿌까·뽀로로 등 효자 수두룩

편집자주 |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캐릭터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캐릭터산업은 대표적인 융합산업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 세계 최고수준의 IT(정보기술) 등은 국내 캐릭터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자양분이다. 85세의 미키마우스는 아직도 한해 6조원대의 수입을 올린다. 영세한 국내 캐릭터 산업을 분석하고, 세계 무대로 도약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세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뽀롱뽀롱 뽀로로' '뿌까' '라바' '또봇' (시계방향) <사진출처=애니메이션>
최근 시즌2가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라바'의 배경은 '뉴욕 52번가'다. 주인공인 두 애벌레 '옐로우'와 '레드'는 비엔나 소세지 하나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스파게티를 사이좋게 나눠먹기도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라바'는 해외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국내 캐릭터업체 튜바가 만들어낸 순수 토종 애니메이션이자 캐릭터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지만 배경과 등장하는 소품들이 이국적인 것은 국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들이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해 제작되고 있어서다. 물론 배경과 소품은 이국적이지만, 내용만큼은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 토종 캐릭터의 자존감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라바' 처럼 이국적이지만, 알고 보면 토종인 국산 캐릭터는 무엇이 있을까.

◇남극 '뽀롱마을'에 사는 뽀로로가 태어난 곳은?=올해로 열 살이 된 꼬마 펭귄 뽀로로가 태어난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이다. 그러나 뽀로로에는 한국의 정서를 느낄만한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단어는 영어로 표기돼 있고, 등장인물들은 밥 대신 빵을 먹는다.

뽀로로는 제작 단계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에 뒀다. 따라서 한글 보단 영어 밥 보다는 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현재 뽀로로는 130여개 국가에 수출되며, 토종 캐릭터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완구업체 오로라가 제작한 '유후와 친구들'은 희귀 동물들이 그들이 사는 그리닛을 구하기 위해 그린 씨앗을 찾으러 지구 곳곳을 찾아다니는 내용으로, 역시 국산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나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는 해외 애니메이션에 우리나라가 등장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부즈 캐릭터 시스템즈가 개발한 '뿌까'는 이국적인 토종 캐릭터의 단연 최고봉이다. 주인공은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있으며, 이소룡에 닌자까지 나오는 등 등장인물만 놓고보면 중국이나 일본의 캐릭터로 오해받기 쉽다. 하지만 '뿌까'는 우리나라 대표캐릭터로 현재 전세계 150개국에 진출해 연간 300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둘리'에서 '또봇'까지..캐릭터 진화 '상전벽해'='로보트 태권브이'나 '둘리'는 이름만 들어도 단번에 국산 캐릭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이들 캐릭터를 아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가 다소 이국적이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우리나라 캐릭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름과 내용만 봐서는 국산 캐릭터인지, 해외 캐릭터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부지기수다. 깡통 캔이 동물들로 변신해 웃음을 주는 '캐니멀', 동물 자동차들이 레이스를 펼치는 '부릉부릉 부르미즈', 호기심 많은 아기 병아리들의 이야기를 그린 '치로와 친구들', 말하는 꼬마 버스 '타요', 소세지, 계란 등 식자재를 동물로 형상화 한 '냉장고 나라 코코몽'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깨미', '로봇 알포', '로보카 폴리', '후터스', '자두야 놀자', '빼꼼', '또봇' 등도 빼놓을 수 없는 토종 캐릭터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 뿌까를 시작으로 국산 캐릭터의 세계화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2003년 뽀로로가 제작되고, 이후 수많은 국산 캐릭터가 쏟아지면서 이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퀄리티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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