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와 한류가 만나면...8조 캐릭터산업의 날개짓

머니투데이 김성호,김건우 기자 | 2013.05.28 06:00

[창조경제, 캐릭터산업이 이끈다 上]5년새 60% 성장...한류·IT 접목, 세계시장 공략 활발

편집자주 |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캐릭터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캐릭터산업은 대표적인 융합산업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 세계 최고수준의 IT(정보기술) 등은 국내 캐릭터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자양분이다. 85세의 미키마우스는 아직도 한해 6조원대의 수입을 올린다. 영세한 국내 캐릭터 산업을 분석하고, 세계 무대로 도약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세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오는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라이선싱 페어 '리마쇼'(LIMAㆍLicensing International Expo)에 특별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강남 스타일'에 이어 후속곡 '젠틀맨'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싸이 캐릭터 인형이다. 엽기적인 싸이 모습을 꼭 빼닮은 인형에 내장된 버튼을 누르면 흥겨운 강남스타일 노래가 흘러나온다.

싸이를 통해 처음으로 리마쇼에 참여하는 국내 캐릭터업체 오로라는 하반기부터 빅뱅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류스타들의 캐릭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빅뱅과 2NE1, 이하이 등의 관련 상품 개발을 마친 상태다.

국내 캐릭터업체들이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인 디자인 기술에 한류와 IT(정보기술)를 접목, 새로운 콘텐츠문화산업을 창출해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박근혜 대통령이 캐릭터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꼽은 것도 다름 아닌 캐릭터산업이 태생적으로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등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와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장 용이하기 때문이다.

◇'뽀로로' 외화벌이 '효자'..캐릭터산업 매년 5% 이상 성장=2000년대 만들어진 우리나라 대표 캐릭터 '뿌까'의 연간 매출액은 3000억원. 이중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현재 뿌까는 150여개 국에 수출돼 토종 캐릭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03년 제작된 '뽀로로' 역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외화벌이에 앞장서고 있다. 뽀로로는 캐릭터 가치만 수천억원에 달할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뿌까', '뽀로로'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수많은 업체들이 캐릭터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캐릭터산업 시장규모가 약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캐릭터산업은 매년 5%이상 성장하고 있다. 2011년 7조원을 넘어서며 5년 만에 60%이상 성장한 캐릭터 산업은 이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산업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정된 시장에서 일부 캐릭터만이 선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력을 갖춘 토종 창작 캐릭터들을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 졌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시장도 자연스레 커진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2011년 캐릭터 수출액은 3억9226만 달러로, 2006년 1억8945만 달러보다 107%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액은 4% 감소해 국산 캐릭터의 해외시장 진출이 갈수록 활발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릭터 사업체 수도 크게 증가했다. 2011년 말 현재 캐릭터 사업체 수는 1711개로, 2006년 1379개에 비해 24% 늘어났다. 이들 업체 가운데 66% 이상은 2010년 이후에 설립된 회사들이다.


◇북미·유럽 진출 활발..세대별 다양한 캐릭터 육성은 숙제=토종 캐릭터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북미와 중국이다. 2011년 북미 수출액은 1억256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에서 26.1%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8925만달러(22.8%), 유럽 8235만달러(21%)로 뒤를 이었다. 일본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산 캐릭터가 대부분 유아용 캐릭터에 집중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유럽의 경우 유아시장이 발달돼 있어 국산 캐릭터 진출이 용이한 반면, 일본은 캐릭터산업이 성인을 타깃으로 형성돼 있다 보니 수출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뽀롱뽀롱 뽀로로/사진제공=아이코닉스

실제 수년간 창작된 국산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유아용 애니메이션이고, 새롭게 신규시장에 진입하는 캐릭터 역시 유아용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뽀로로', '브루미즈', '코코몽', '캐니멀', '로보카 폴리', '깨미', '타요'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캐릭터 산업은 유아용, 미취학(Preschool) 아동 분야에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해즈브로와 같은 세계적 완구기업이 트랜스포머를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활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세계 1위의 캐릭터 시장인 미국에서 매년 20%의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보통 남미에서 인기를 얻은 뒤 최종 진출지가 미국이었던 반면, 싸이 캐릭터는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공략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한국 캐릭터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이에 국내 캐릭터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캐릭터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미국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일본의 '도라이몽'의 경우 아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캐릭터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 성인이 되어서도 항상 찾는, 영구적인 캐릭터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나마 올해 리마쇼에 참여하는 투바등이 청소년 및 성인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올해가 성인용 캐릭터 한류를 여는 첫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캐릭터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해지면서 다양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며 "캐릭터산업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와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IT를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효자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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