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좋지만 싼동네 이미지 벗을 수 있어야…"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3.05.20 15:12

[르포 - 행복주택 시범단지 '오류동역' 가보니…]

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오류동역 철로 모습./사진=송학주 기자
 20일 오전 9시, 서울 구로구 오류1동 오류동역.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철역으로 바삐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2층 역사안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철로와 아파트 단지가 펼쳐졌다.

 박근혜정부의 역점사업인 행복주택 프로젝트의 수도권 7곳 시범지구 중 대표적인 사업지로 오류동역이 선정됐다. 이 지역엔 10만9000㎡ 부지에 임대주택 15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여의도 등 서울 도심지 교통 접근이 편리한 곳이란 장점을 갖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단순한 노인복지의 관점을 넘어 이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들과 입주민을 대상으로 일자리가 지원될 수 있도록 창업·취업 지원센터와 사회적 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오류동지구는 단절된 도시를 데크로 연결하고 체육공원 등을 조성해 친환경 건강도시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오류동역 주변 주택단지./사진=송학주 기자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행복주거타운'이 오류동 행복주택의 주된 테마다. 하지만 주변 주민들과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반응은 시원찮았다. 임대주택의 낙후된 이미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오류동역에서 만난 한 주민은 "행복주택이 들어선다고 우리에게까지 혜택이 오겠냐"며 "가뜩이나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못사는 동네인데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더욱 그렇게 비춰지는 게 아니냐"고 푸념했다.

 이같은 반응을 보인 이유는 오류동 자체가 낙후된 곳이란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오류동역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오류동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라며 "역세권 대형브랜드 전용 84㎡ 아파트가 3억5000만원이면 매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근처 구로디지털단지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 원룸이나 오피스텔 수요가 많다"며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이 지역 원룸과 같은 소형 주택들이 큰 피해가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오류동역에서 바라본 주변 지역 모습./사진=송학주 기자
 실제 이 지역 원룸 시세는 전용 40㎡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정도였다. 전용 24㎡는 1000만원에 35만원 선이다.

 또 다른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행복주택이 시세의 70~80%에 임대료를 책정한다는데 월 10만~20만원 선이면 서로 들어오려고 다툼이 일 것"이라며 "철도위에 임대주택이 건설되는 건 반대 안하겠지만, 낙후된 이미지를 벗을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과 공원 등이 함께 들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복주택 건설로 인한 교통 혼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오류1동 한 주민은 "지금도 돔 야구장 건설로 도로가 꽉 막혀 있다"며 "행복주택을 건설하기 전 도로 개통부터 해 놓고 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오류동역 행복주택 가상 예시도./자료=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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