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 '온라인 부패적발', 中 검색어 1위 이유는?

머니투데이 저우위보(周玉波) 인민망코리아 지사장 | 2013.05.16 08:34
저우위보 인민망코리아 지사장
중국의 저명 검색엔진 바이두(www.baidu.com)의 지난해 ‘핫검색어’ 중 ‘온라인 부패적발’이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부패적발이 왜 갑자기 중국 네티즌의 관심을 유발했고, 그 배후에 어떤 사회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을까.

우리는 현재 인터넷시대에 살고 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가 지난 1월에 발표한 ‘제31차 중국 인터넷 발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네티즌은 2012년 말 현재 5억6000만명에 이른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많은 네티즌이 인터넷 토론방과 웨이보(微薄, 중국판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매일 여러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모든 네티즌은 ‘마이크’를 하나씩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연예인 소식 등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정보에 관심을 갖고 있다. 또 시사 정치를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익명 혹은 실명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온라인 부패적발도 네티즌들의 적극적 주목과 가담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온라인 부패적발은 인터넷기술을 이용한 사회여론적 효과를 통해 집권행위에 대한 감독과 권력에 대한 구속을 실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부정부패 행위를 예방하고 억제하며 징벌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최근 들어 중국에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집권층은 반부패시스템에서 인터넷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가 2009년에 발행한 ‘중공당건사전(中國黨建辭典)’에 ‘인터넷 반부패’라는 용어가 정식 등재됐을 정도다.

지난해 중국 온라인 부패적발의 대표적 사례는 단연 ‘명품시계 오빠 양다차이’이다. 작년 8월26일, 산시(陝西)성 내 고속도로에서 36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대형 교통사고가 났다. 그 후 현장 시찰을 나간 산시성 안전생산감독관리국 양다차이 국장이 미소를 머금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이 크게 분노했다. 이어 수십 개의 명품시계를 돌려가며 착용한 사실이 네티즌들에게 포착된 후 양 국장은 더욱 큰 부패 내막이 드러나 낙마했다.

‘명품시계 오빠’가 의외로 온라인에서 ‘히트’를 친 후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시 리야리(李亞力) 공안국장 등 일부 고위직 관료도 있따라 조사를 받았다. 네티즌들의 적발이 이어지며 온라인 부패척결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뒤이어 ‘부동산 아저씨’, ‘자동차 아버지’의 잇따른 실각에서부터 ‘포르노 국장 레이정푸(雷政富)’, ‘이혼각서 산정더(單增德)’ 등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부패사건들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의해 적발됐다.

‘네티즌에 의한 온라인 부패적발,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의 개입, 조사와 처리, 사법기관으로의 이송’이라는 방식은 이미 부패사건을 다루는 중요한 루트가 되었다.


전통매체에 비해 온라인 부패적발은 빠른 속도, 큰 영향력, 저비용과 낮은 리스크 등의 특징을 가진다. 한편으로 온라인으로 적발된 자료를 통해 대중들은 파편화된 정보 속에서 관련 사건의 대략적인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 또 다수의 네티즌들이 사건의 추이를 지켜봄으로써 커다란 공적 여론의 장을 형성하여 부패척결의 진도가 빨라질 수 있다. 특히 ‘포르노 국장 레이정푸(雷政富)’의 음란 동영상이 온라인으로 배포된 지 63시간 만에 당사자가 파면을 당한 것은 아주 좋은 반면교재(反面敎材)라 할 수 있다.

온라인 반부패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하나는 인터넷이라는 특성을 살려 국민의 목소리, 지혜와 의견을 받아들이고 효과적으로 취합한다는 점이다.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집권자의 행위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감독과 관리를 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이 집권자나 위정자들에게 전혀 새로운 플랫폼과 대화방식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대중 심리와 사회 여론을 명확하고 이성적으로 파악하게 함으로써 집권능력을 높이고 내부에서 부패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눈에 매우 효과적으로 비친 온라인 부패적발도 자칫하면 양날의 칼이 될 위험을 안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방식이 우발성과 오락성을 갖고 있는데다 때로는 사실과 어긋난 ‘오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허위 정보가 온라인으로 퍼졌을 경우 당사자들의 사생활 침범은 물론 명예훼손까지 초래할 수 있어 절차상의 공정성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결국은 부패에 대한 감독 및 방지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온라인 부패적발도 절대 지름길이 아니다. 공권력에 대한 전방위적인 감독과 통제만이 부패 현상을 최소화하고 근절시키는 해법이 아닌가 싶다.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5. 5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