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금리인하에도 시장은 '엔저 고착화' 우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3.05.14 17:28

"올해까진 엔저 기조 고착화될 것...엔캐리 트레이드도 우려"

달러당 102엔을 돌파한 엔달러 환율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원/달러 환율도 1100원대에 올라서며 한 숨 돌렸다. 급박했던 분위기가 다소 진정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엔저 기조의 고착 흐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4일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1엔대에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4일 일본중앙은행(BOJ)이 통화정책회의에서 공격적인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제시하며 가파르게 상승, 전날 장중 102엔을 넘어섰다. 시장(컨센서스)에선 올해 4분기 평균 엔달러 환율을 105엔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102엔에 도달한 환율이 추가로 급등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지만 '엔저' 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정권의 정치적 상황, 엔화 약세를 암묵적으로 용인한 G7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 등도 엔저 기조 지속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고덕기 삼성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아베 정권이 7월 참의원 선거 등을 의식해 여론의 호응이 좋은 양적완화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금융시장에서도 엔저가 '기조화' 됐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진 않겠지만 G7 등 주요국이 엔화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한 만큼 당분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될 경우 120엔 돌파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엔화가 약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경제가 좋아져 금리를 인상하는 등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엔달러 환율이 80엔대에서 100엔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당장은 추가 상승폭이 크지 않겠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가 나타나면 전혀 다른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발생하면 엔화를 다른 통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엔화 약세를 부추겨 엔달러 환율을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입장에선 엔저 고착화에다가 추가 급등 위험도 안고 가야 하는 셈이다.

한편에선 최근 일시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결국 하락세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 팀장은 "원달러 환율 흐름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한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신익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통화 고평가 국가들의 특징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고 경기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것"이라며 "원화와 아시아 이머징 통화의 강세 가능성이 크고 원달러 환율은 향후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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