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전 유행했던 '대박'낳은 株테크는?

머니투데이 강상규 미래연구소M 소장 | 2013.05.03 09:15

[행동재무학]<12>복잡한 재무학 이론 몰라도 주식성공 가능하다

편집자주 | 주식시장이 비효율적(inefficient)이라 보는 이들은 열심히 노력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알파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림=강기영 디자이너
미국 월가에서 현대적인 개념의 상승장(bull market)이 처음 나타난 시기는 90년 전인 1920년대이다. 이때부터 소위 개미로 불리는 일반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주식시장에서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든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지침서 출판이 붐을 이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1923년 에드윈 레퍼브레(Edwin Lefevre)라는 경제 전문기자가 쓴 『주식거래자의 회고』(Reminiscences of Stock Operator)라는 책이다. 이 책은 그 당시 유행했던 여러 주식투자기법들을 소개했는데, 그중엔 공매도(short-selling)와 숏스퀴즈(short squeeze) 등이 포함돼 있다.

1920년대 출판된 대부분의 투자지침서는 주식투자자들이 시장을 이기고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많은 기법들이 소개돼 있었다. (이들 기법 중 일부는 1930년대에 만들어진 증권법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될 정도였다.) 이들 주식투자기법은 대부분 주식시장이 비이성적 감정에 휩쓸린다는 점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1920년대는 경제학자들에 의한 주식시장 연구가 전무했고 재무학이란 과목은 대학에서 가르치지도 않았다. 따라서 효율적 시장 가설(EMH)이란 개념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던 때였다. 그 당시 저명한 경제학자인 예일대학교의 어빙 피셔(Irving Fisher) 교수는 주가가 폭락한 1929년에 운 나쁘게도(!) 주식시장 폭락은 더 이상 없다는 내용의 책을 쓰면서 이후 두고두고 망신을 당한 일화로 유명하다.

1920년말 불어닥친 세계 불황을 극복하는 경제이론을 제기한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교수는 그 당시 외환과 주식시장, 그리고 금속시장에서 열심히 투기로 돈을 버느라 바빴고, 1935년에 출판한 경제학의 대저서인『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에서 주식시장은 "비관과 낙관이라는 감정의 파동"(waves of pessimism and optimism)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행동재무학이란 개념이 정식으로 제기되기 훨씬 이전 시기이지만 그 당시 많은 저명 경제학자들은 주식시장이 예측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즉, 주식시장이 효율적이라고 보기 보다는 비이성적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는 행동재무학의 관점에 보다 가까운 견해를 취했다.

90년전 크게 유행했던 행동재무학 관점의 대표적인 주식투자기법 2가지는 '모멘텀'(momentum) 전략과 '평균회귀'(mean reversion) 전략이다. 모멘텀 전략은 “만약 주가가 오르는 걸 보면 그 주식을 사라. 왜냐하면 한번 오른 주가는 계속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반대로, 평균회귀 전략은 “만약 모든 사람들이 해당 주식을 샀다면 너는 그 주식을 팔아라. 왜냐하면 오랜기간 오른 주가는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제안한다.

1920년대 유행했던 이들 모멘텀 전략과 평균회귀 전략은 그 후 60~7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학계에서 정식으로 행동재무학의 관점에서 연구되면서 그 유효성(validity)을 검증받기에 이르렀다.

복잡한 재무학 이론과 과학적 분석기법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1920년대에도 주식투자자들은 이미 실전경험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돈 버는 법을 터득했었던 것이다.

요즘 최신 투자기법들을 담은 다양한 주식투자지침서들이 경쟁적으로 출판되고 있다. 매일 보는 증권방송에서도 소위 투자전문가들이 나와 여러 복잡하고 이상한 투자기법을 소개한다. 이들을 보면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어렵고 복잡한 재무학 이론과 투자기법을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행동재무학은 복잡계(complex system)같은 어렵고 복잡한 투자기법을 몰라도 인간의 일반적인 행태(behavior)에 따라 주식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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