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치료비가 두 배나 비싼지 이유를 묻자 A치과 측은 "치료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부가 넓은 김 씨에게는 비싸고 강도가 높은 치료방식이 적당하다는 것. 하지만 저렴한 치료에 대해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거금을 낸 김 씨의 기분은 이미 상할 대로 상한 뒤였다.
김 씨가 겪은 일은 기형적인 세종 신도시 초기 물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 씨 외에도 초기 이주민들이 생활 전반에서 지나치게 높은 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SSM(기업형 수퍼마켓) 판매가격이 대표적인 사례다. 차로 15~20분 거리에 있는 대전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크게 비싸다. 대형마트와 SSM의 구매력 차이를 십분 감안한다 해도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 첫마을에 두 곳의 SSM이 있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이 없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세종 신도시의 비싼 물가는 높은 임대료 탓이 크다. 상가가 부족하니 임대료가 비싸고 비싼 임대료가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임대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는 상인들의 행태에 분통을 터트린다. 초기 독점상권에서 충분히 이익을 남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리를 취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볼모로 삼아 잇속을 채우는 일부 초기 상점들의 횡포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주민이 하나 둘 늘어간다. 완공을 눈앞에 둔 상가들이 적잖다. 수요공급 역전의 날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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