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망언에 터키 법학자 "정신 나간 발언"

머니투데이 유현정 기자 | 2013.05.01 18:23

"이슬람 혐오주의 표출"..터키 여론 부글부글

30일 도쿄 도청에서 자신의 이슬람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이노세 나오키 일본 도쿄도지사. /유투브캡처

이노세 나오키 일본 도쿄도지사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터키 내부에서 일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터키인들은 이노세의 발언이 '이슬람 혐오주의'을 표출한 것이라면서 분노했다고 터키 현지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터키의 저명한 법학자인 오르한 케말 센기즈는 현지 신문에 "이노세의 발언은 매우 불쾌한 인종 차별적이다"며 "정신이 나간 것이며 경멸스럽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노세가 (올림픽 유치) 경쟁 도시의 개발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비판하기 위해 자신이 통치하는 도시를 홍보했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다. 지만 그의 발언은 무슬림 전체를 완벽히 무시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센기즈는 이노세의 종교적인 차별 발언이 이슬람인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하고, 이번 일로 도쿄는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터키 청년체육부 장관도 이노세 장관의 발언은 부당하고, 상처를 주는 것이라면서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는 일본인을 좋아하고, 그들의 신념과 문화를 존중한다"며 "우리도 올림픽 유치전에 나섰지만 상대방을 비난하는 일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노세의 발언은 경쟁 후보 도시를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칙 14조를 위반한 것이다.

터키 행복당(the Felicity Party)의 무스트파 카말라크 의장도 "이슬람이 싸우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종교에 대한 부당한 편견이며 인류애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터키 전문가들은 이노세 주지사가 일본을 지배하는 우익세력 중 한 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노세는 골수 우익인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유신회 대표가 지난해 지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에 앉은 인물이다.

터키 소재 빌기대학교의 야한 카야 유럽연구소 국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국수주의적인 발언이 일본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정치인이 이슬람 혐오주의와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별로 놀라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만일 이 일로 2020년 올림픽 유치전에서 떨어진다면 이스탄불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노세 도지사는 지난 26일자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국가들이 공유하는 건 알라신 뿐"이라며 "서로 싸움만 하고 있고 계급도 나눠져 있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졌다. 일본과 올림픽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키를 겨냥한 것이다.

또 일본 보다 터키의 청년 인구가 더 많다는 NYT의 질문에 "젊은 사람은 많을지 모르지만, 빨리 죽는다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말해 파문을 낳았다.

그는 IOC가 문제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처음에는 NYT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보도를 했다면서 유감이라고 발뺌했다.

그러나 NYT가 일본 통역사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은 것이며 녹음본도 있어 "기사에 자신이 있다"고 반박하자 꼬리를 내리고 지난 30일 사과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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