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들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탈취해 이용하고자 시도하며, 이를 통한 금전적 이득의 갈취를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특허 개혁(Shield 법안)이 입법상 흠결이 존재해 추가적인 특허 개혁이 필요하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013년 2월14일 구글플러스와의 영상 대담 중)
'특허괴물(Patent Troll)'이란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지 않고, 다수의 특허를 사들여 이 특허를 이용해 기업들에 특허료 지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특허소송을 해 수익을 내는 특허 전문기업을 말한다. 미국 특허청 등이 특허권자를 보호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특허괴물'로 불리는 지식재산관리회사(NPEs)들의 폐해가 심화되자 미국 정부조차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특허괴물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 팬택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 내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전문기업들로부터 지난 1분기 동안 83차례의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기업을 상대로 가장 많은 소송을 제기한 '특허괴물'은 아메리칸 비히큐럴 사이언시스로 기아차를 상대로 1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분기 기업별(연결대상 종속기업 포함)로는 삼성전자 36건, LG전자 18건, 기아차 12건, 팬택 10건, 블루버드소프트 2건, 현대차 1건, 삼성테크윈 1건, 슈프리마 1건 등 총 83건이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분쟁대응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자동차를 구성하는 약 2만개 부품의 첨단화와 차량 시스템의 전자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국내 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특허괴물의 주공격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소송건수도 늘어 12월 409건, 1월 446건, 2월 397건 등 월평균 417건으로 지난 1분기 소송건수가 최근 1년 월 평균인 320건보다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MS, 인텔, 소니, 노키아, 애플, 구글, 이베이 등은 IV가 운영하는 펀드인 IIF와 IDF 및 ISF 등에 투자하고 있다. IV의 운영자금은 50억 달러에 달하며 2000년 설립 이후 특허협상과 소송을 통해 벌어들인 라이센스료만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V는 2009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휴대폰 관련 특허 10건에 관해 경고장을 보내고, 자사의 3만 5000건 가량의 특허로 공세를 펴 2011년에 이들과 IV와 특허 라이센스 협약을 체결했다. 뒤이어 팬택과 SK하이닉스도 계약을 체결했다.
법률사무소 민후의 김경환 변호사는 "특허괴물로 불리는 IV에 이들 기업이 지불한 특허료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이들의 위협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IV는 2008년에 국내에 들어와 재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연구실과 연구기관을 찾아다니며 저가에 200여 건의 특허권을 매입한 후 2009년 이를 무기로 국내 기업들을 위협해 성과를 얻어냈다.
이런 성과로 미국 내에서는 NPEs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아메리칸 비히큐럴 사이언시스 외에도 캐나텔로, 셀포트시스템즈, 스틸헤드라이센싱 등의 회사가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아차, 현대차 등에 대해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돈'을 요구하고 있다.
특허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국내 대기업은 경우 특허팀 등이 있어서 특허괴물에 대응할 준비라도 하지만, 중견 중소기업의 경우 특허괴물이 공세를 취할 경우 굴욕적인 조건으로 굴복할 수밖에 없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그의 청와대 방문이 특허소송으로 위협받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또 하나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1분기 '특허괴물'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소송 현황
(굵은 글씨는 소송기업, 그 아래는 피소된 국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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