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국회강연 "한국, 세계 기여 고민할 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3.04.22 11:38

백신보급-농업생산성 향상 '스마트 원조'에 韓과 협력 기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이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초청으로 "스마트 기부, 더 좋은 세상과 더 강한 한국을 위한 혁신"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을 위해 강연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세계적 기부·원조 사업가인 빌 게이츠가 22일 국회에서 강연을 갖고 "한국은 농업사회에서 혁신과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변모한 글로벌 리더"라며 "빈곤국 백신 보급과 농업생산성 향상 등의 활동을 한국과 같이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게이츠는 이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스마트 원조(Smart Aid): 더 좋은 세상과 더 강한 한국을 위한 혁신'이라는 국회의원 대상 강연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게이츠는 30분 남짓 강연을 통해 "지난 반세기 한국이 이룬 변신의 성과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라며 "이제는 원조 수원국이던 경험을 살려서 어떤 식으로 전 세계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스마트 원조란 원조를 받는 나라(수원국)가 어디에 쓰든 상관없이 주는 나라(공여국) 위주로 생각하는 기존 원조방식을 벗어나, 원조의 효과를 측정·평가할 수 있고 수원국 국민의 삶의 개선을 실제로 이뤄내는 원조 개념이다. △질병예방을 위한 백신 보급 △빈곤탈출을 돕는 종자개량과 농업생산성 향상 △교육기회 확대와 △여성의 사회참여 보장이 그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천연두, 소아마비, 말라리아로 인한 어린이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관련 백신을 꾸준히 보급한 결과 전세계 5세 미만 어린이 사망이 1960년 2000만명에서 2011년 690만명으로 낮아졌다고 소개했다. 이것이 '스마트 원조'의 효과라는 것이다.

그는 게이츠 재단의 파트너 가운데 서울대에 설치된 국제백신연구소(IVI)가 있다며 전날 이곳을 방문해 백신 연구 현황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세계 최빈국 어린이를 위해 백신을 싼값에 공급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말라리아·에이즈 치료예방제 보급을 위한 글로벌펀드의 활동도 소개했다.


아프리카 등 빈곤국의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주요과제다. 농업생산성이 오르면 빈곤률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농업에 투입되던 인력이 다른 생산활동에 종사함으로써 산업발전에 필요한 노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

게이츠는 "백신은 질병을 예방하고 생명을 살리는 기적의 약"이라며 "(개선된) 종자가 가뭄과 홍수를 견딜 수 있다면 농민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으므로 종자도 백신처럼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60년대 쌀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통일벼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문희 박사를 언급하며 "허 박사의 '기적의 쌀' 덕에 한국 쌀 생산은 10년도 안돼 헥타르 당 35% 증가했다"고 말했다.

게이츠에 따르면 한국은 2012년 세계 20위권의 원조 공여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국민총소득(GNI) 대비 '순 공적원조'(Net ODA) 비율은 지난해 0.14%로 OECD 평균인 0.43%에 크게 못 미친다. 세계적 원조대국인 스웨덴의 0.99%, 덴마크 0.84%, 네덜란드 0.71%와도 차이가 크다. 한국의 목표는 0.25%이다.

그는 "한국도 우리 재단도 원조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라며 "농민들이 우리의 지원으로 더 많은 생산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원조가 실제 수원국의 삶의 질을 얼마나 높였는지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우리 재단이 원조의 효율성을 높일 방법을 같이 연구할 수 있을 것이고 힘을 합치면 놀라운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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