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미스김 따라했습니다만…

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 2013.04.21 12:23
KBS 2TV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의 신'은 '자발적 비정규직'인 슈퍼 갑(甲) 계약직 미스 김(김혜수 분)이 식품회사 와이장 그룹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회사나 상사가 아닌 오로지 자신과 수당만을 위해서 일하는 미스 김은 124개의 자격증을 가진 '만능 파견직'. 여기에 오직 회사만을 위해 일하는 장규직(오지호 분)과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비정규직 정주리(정유미 분) 등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드라마를 맛깔나게 하고 있다.

지난 1일 첫 방송 이후 16일 6회가 14.2%(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월화 안방극장 시청률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 드라마의 선전은 미스 김 역 김혜수의 호연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후벼 파는 '공감 스토리'도 한몫하고 있다.

'주 5일, 계약연장은 일절 없고 출근 오전 9시, 휴일근무, 야근 제로'라는 '미스 김 사용설명서'를 바탕으로 한 미스 김의 당당한 회사생활은 비단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이 시대 고달픈 회사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에 위안을 안기고 있다.

극중 미스 김은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되면 '칼 퇴근'하고, 시간 외 수당은 꼬박꼬박 챙긴다. 또 계약서에 없는 일을 지시하면 계약서를 들이밀며 이를 하기를 거부한다. "회사는 교회가 아닙니다" "점심시간이 됐습니다만" "너를 위해 일하라" 등 극중 미스 김의 주옥같은 대사들도 회자되고 있다.

'직장의 신' 홈페이지 등에는 "미스 김 정말 통쾌하다" "보는 내내 속이 시원했다" 등 '비정규직 대표 주자' 미스 김을 응원하는 글들이 많다.

하지만 드라마와 현실을 차이가 있는 법. 극에 몰입한 나머지 회사에서 '미스 김 따라하기'에 나섰다 '봉변' 당한 글들도 심상찮게 보여 눈길을 끈다.


한 시청자는 "회사에서 시키는 일에 '제 할일이 아닙니다만'했다가 응징을 당했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계약서 조항에 없다는 이유로 회식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는 미스 김을 따라했다며 "회식 거부 했다가 오히려 혼났다"는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칼 퇴근 시도했다가 분위기 싸해져 오히려 더 눈치 봤다"는 시청자도 있었다.

이렇듯 '미스 김'의 행동을 실제 회사 생활에 옮기는 건 불가능한 게 현실. 이 점에서 '직장의 신'은 사실상 불가능한 직장인들의 '판타지'를 옮겨 시청자들의 대리만족 지수를 높이고 있고, '미스 김'이 직장인들의 '힐링여신'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직장의 신'은 총 16부작. 지난 16일까지 이제 갓 6회만이 방송된 시점에서 '미스 김'이 대신하는 '비정규직의 복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미스 김 신드롬'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 드라마가 끝날 때쯤이면 퇴근을 앞두고 일을 시키는 상사에게 "퇴근시간입니다만"하고 당당히 퇴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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