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차만 타는 여행' 브이트레인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 2013.04.16 05:44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새롭게 선보이는 중부내륙 순환 관광열차가 12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여가 수요가 많아진 만큼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여행을 즐기기 위한 세밀한 준비가 아쉬운 상황이다.

코레일은 그동안 ‘수송’에 무게중심을 둬 왔다면, 최근 몇 년 간은 바다열차, 와인열차, 레일클루즈 ‘해랑’ 등 여행 부분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차량 개발도 중시해 30억원 가까이 투자한 오트레인과 브이트레인 열차를 선보이게 됐다. 특히 브이트레인은 개방형의 이색적인 열차를 타고 아름다운 협곡을 관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열차가 하드웨어라면 소프트웨어는 기차시간표다. 오트레인은 중앙선, 영동선, 태백선 순환구간을 1일 4회 운행하고 총 16개 역에서 정차한다. 하루일정으론 서울역에서 아침 7시45분에 출발해 밤 10시5분에 돌아오는 코스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표를 들여다봐도 한 개 역에서 2~3시간 정도 머무를 여유가 없다. 철도를 이용하면 각 역에서 현지 여행을 위한 연계 교통수단이 필요한데, 이 역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코레일은 이번 관광열차를 운행하면서 “3개월 단위로 정차역 승하차 인원을 분석해 최하위역을 정차역에서 제외하겠다”며 “지자체도 함께 관광개발에 노력해야 하고, 고객 만족을 실현해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열차시간표대로라면 구조적으로 특정 역에서만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행상품도 불과 2개 여행사에서 출시돼 있을 뿐이다. 한 업체의 상품은 정선 5일장, 병방치 스카이워크, 화암약수 등의 관광이 포함돼 있지만, 오트레인만 서울-민둥산역 구간을 1회 탑승할 뿐, 핵심으로 꼽히는 브이트레인은 탑승하지 않는다. 또 다른 업체의 상품도 오트레인 서울-제천 구간과 영주 부석사 관광, 브이트레인 분천-철암 코스 탑승 후 무궁화호를 타고 돌아온다.

코레일 관계자는 “관광열차를 이용한 추천 코스와 다양한 여행상품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운행 따로, 여행 따로여서 아직은 '기차만 타는 여행'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베스트 클릭

  1. 1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2. 2 유재환 수법에 연예인도 당해…임형주 "돈 빌려 달라해서 송금"
  3. 3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4. 4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
  5. 5 김정은 위해 매년 숫처녀 25명 선발… 탈북자 폭로한 '기쁨조' 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