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 국제적 소송戰 본격화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3.04.12 13:55

싱가포르 CB 투자자, 원리금 상환 요청… 외국계 설계업체도 독촉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이후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해외투자자들이 투자금액 상환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국제적 소송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펀드인 GMCM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에 2009년 투자했던 CB(전환사채) 115억원을 상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드림허브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2011년 9월 1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당시 코레일(375억원) 롯데관광개발(226억5000만원) 삼성물산(783억5000만원) 등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출자회사들이 CB를 인수했고 나머지 실권주를 GMCM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참여, 11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CB는 만기 5년으로 분기마다 연 5%의 이자를 지급한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자금난에 허덕이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디폴트에 빠지면서 지난달 27일 CB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출자회사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CB를 인수한 외부 투자자였던 GMCM은 이자를 받지 못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후부터 원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드림허브에 이를 통보했다.

 GMCM은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드림허브에 함께 통보했다. 드림허브가 청산 절차를 밟고 있고 있어 소송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적 소송전은 줄을 이을 조짐이다. 드림허브 지분 7.7%(770억원)를 투자한 푸르덴셜 역시 사업 무산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기업들도 '외상'을 받기 위해 독촉에 나섰다. 용산국제업무지구 111층 짜리 랜드마크빌딩 설계를 맡은 프랑스 건축가 렌조 피아노 측도 최근 국내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드림허브에게 설계 미지급금 11억원과 연 6%의 이자 등 총 85만유로(약 11억200만원)를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드림허브는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외국계 설계업체들에게 총 106억원의 설계비를 지급하지 못했다. 여기에 개발사업에 포함됐던 서부이촌동 일부 주민들의 손해배상소송과 사업 무산의 귀책사유를 따지기 위한 출자회사들의 소송도 대기 중이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푸르덴셜의 경우 사업 무산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따지겠다는 '강성'이이어서 손해배상을 반드시 묻겠다고 수차례 소송 의사를 전해왔다"며 "끝내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소송전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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