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어떻게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가 됐나?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 2013.04.13 08:08

[조성훈의 IT는 전쟁중]<3>'범죄지도' 논란에 대해

지난해 미국 뉴욕시는 DAS'라는 이름의 첨단범죄정보시스템을 개설했습니다.
DAS는 뉴욕 경찰청이 MS(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실시간 범죄감시 통합시스템입니다. 가령 범죄나 테러 현장 주변의 CCTV 영상을 통해 범죄용의 차량화면을 포착하면, DAS를 통해 뉴욕시내 3000여개의 CCTV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용의 차량 현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납니다. 순찰차가 수상한 차량을 발견하면 DAS로 즉시 조회해 소유자나 운전자의 과거 범죄기록과 최근 차량 이동경로를 역추적할 수 있습니다.

MS 관계자는 "DAS는 CCTV화면, 신고전화, 용의자 체포기록, 자동차 번호판 추적 결과, 방사선 수치 등 방대한 데이터를 클릭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술로 뉴욕시의 치안 유지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시는 DAS외에도 다양한 범죄예방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2005년 개설한 RTCC(실시간 범죄센터)가 그 중심에 있는데 여기서 각종 범죄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수사관을 지원하고 치안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치해 범죄예방 효과를 높입니다. 가령 범죄발생 빈도가 높았던 지역(핫스팟)에는 가로등을 세우고 순찰회수를 늘리는 식입니다.

사실 뉴욕은 미국 내에서도 치안 우려가 높았던 곳입니다. 수십년간 악명을 떨쳐왔던 마피아의 본거지로도 유명합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 가장 치안이 확보된 도시입니다. 인구 10만명당 흉악 범죄 발생건수는 2500여건으로 미국 평균(4500건)의 절반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뉴욕의 범죄예방 시스템은 LA나 샌프란시스코, 멤피스 등 미국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지난해 8월 마이클불룸버그 뉴욕시장이 범죄예방시스템인 DAS를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범죄예방에 IT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대표적인 게 범죄지도입니다. 지도상에 범죄발생 현황을 표시해 공유하는 것입니다.

범죄지도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지의 대도시에서 시행중입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과거 8년간 범죄 발생지역과 유형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범죄발생가능성을 예측했는데 그 정확도가 71%에 달했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범죄가 일어날 곳으로 예측된 10곳중 7곳에서 실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기존 범죄발생 데이터에 날씨나 요일, 행사정보, 급여일과 같은 변수를 더해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이른바 '빅데이터' 기반 분석기법을 접목한 것입니다.


최근 안전행정부가 대통령 부처 업무보고서에 범죄지도를 포함한 국민생활안전지도를 만들어 2015년부터 공개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경찰이 내부적으로만 사용하던 범죄정보를 국민에 공개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여부입니다.

범죄지도를 만들면 우리주변에 범죄발생 지역이나 성범죄자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경계심을 높이는 효과가 생깁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자칫 범죄나 사고 다발지역을 낙인시키고 집값하락과 교육환경 악화, 지역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합니다. 일부 반대론자는 "범죄지도는 특정지역을 슬럼가로 만들어 황폐화시키는 나쁜정책"이라고 거세게 반발합니다.

앞서 국내에서도 범죄지도 공개관련 입법이 수차례 시도됐지만 흐지부지된 것도 이같은 부정적 여론 때문입니다.

다만 오웬춘 사건처럼 납치와 성폭행과 같은 흉악범죄, 학교폭력 등이 급증하는 우리사회에서 범죄지도의 효과를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해외선진국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지만, 그 장점이 부작용을 넘어서기 때문에 허용한 것입니다.

물론 지도 공개 뒤 나타날 수 있는 주민반발 등에 대한 여론수렴과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만 무작정 반대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과 운영의 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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