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마곡·문정 토지매각, 현장에 답이 있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3.04.04 18:30
 "마곡, 문정 등 대규모 도시개발구역 토지매각과 관련해 기업에서 나오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시가 미흡했던 부분이 많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문제만 해결하면 토지매각도 어렵지 않겠구나'라는 자신감도 들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마곡·문정지구 토지매각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인들과 머리를 맞댔다. 수조 원의 보상비를 들여 조성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구역이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 년째 토지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다. 이들 도시개발구역의 경우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알짜 땅이다. 경기 상황만 뒷받침됐더라도 이미 팔리고 남았어야 할 곳이라는 게 시는 물론 민간 건설기업의 평가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경기도 좋지 않은 현 시점에 토지매각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매도자가 급한 사정이면 거래에 있어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게 상식이다. 땅값을 제대로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시장도 "마곡·문정지구 토지를 헐값에 넘길 생각은 없다"고 누차 얘기해왔다. 하지만 SH공사의 부채문제를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SH공사의 금융부채는 지난 연말 기준 12조5882억원으로 서울시 전체의 67.2%에 달한다.


 그동안 시는 마음만 급했다. 땅을 팔아 채무를 줄여야 임대주택을 짓거나 서민주거 대책을 시행할 재원을 무리없이 조달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원대한 개발계획에 비해 실제 기업들을 유치할 만한 충분한 메리트가 없었다. 땅을 사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하거나 각종 제한사항이 많아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민간기업들은 시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아무리 시가 획지를 분할하고 용도를 변경한다고 해도 기업의 필요와 다르다면 토지는 쉽게 팔리지 않을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이를 구체화해서 실제 토지매각 작업에 적용해야 한다. 책상 앞에서 도면이나 끄적거리고 전화 몇 통화로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길 기다리는 일방향 마케팅보다는 직접 기업체를 찾아가고 홍보하고 설득하는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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