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채권단과 '자율협약' 맺는다(종합)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황국상 박종진 기자 | 2013.04.02 13:15

유동성 압박 못견디고 자율협약 신청...채권단과 협의 자구노력 '경영정상화' 추진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는다.

STX그룹은 지난 해 5월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경영정상화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업황 침체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로 결국 핵심 계열사가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STX그룹은 2일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 앞서 STX조선해양은 전날 긴급 이사회를 열어 채권단에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자율협약을 신청키로 의견을 모았다. 산은 등 채권단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STX조선해양에 대한 자율협약 체결과 유동성 지원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한다.

STX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룹 주력사업인 조선과 해운 시황 악화로 어려움에 처하자 자산 매각, 자본 유치 등 자구노력을 진행해왔다. 해외 자회사인 STX OSV 매각, STX에너지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지금까지 1조1300억 원의 신규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엔 STX메탈과 STX중공업 합병작업을 완료해 일부 지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선시장 불황에 따른 선박가격 하락과 선박대금 결제조건 악화,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회사채 발행 난관 등 경영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STX조선해양의 유동부채 규모만 11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한 해 지출된 이자비용은 2653억 원에 달했다.

업황부진으로 실적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STX조선해양의 총 매출은 6조2212억 원이지만 원가 등을 제외한 매출총이익은 -4476억 원이었다. 영업손실도 6669억 원으로 집계됐다.


STX그룹 관계자는 "1400개, 6만명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3만5000명에 달하는 회사 종업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이라는 내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기업과 자구노력 등에 대한 협약을 맺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비해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협의회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주요 경영 사항을 공동 협의할 계획이다. 자율협약 약정 체결 후에는 추가 자산 매각 등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할 방침이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수주 잔고만 159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4대 조선소로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향후 조선시장이 회복되면 자율협약 조기 졸업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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