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예금과세안 합의… 유로존 결정 주목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3.03.24 15:05

(종합2)'키프로스은행' 10만유로 이상에 20% 과세 등 담아

키프로스 정치권이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노조원들이 23일(현지시간) 수도 니코시아의 재무부 청사 앞에서 구제금융 자구안의 은행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블룸버그)
키프로스 정부가 채권단이 요구해온 은행 예금 과세안을 구제금융 자구책에 다시 포함시킨 가운데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키프로스 구제금융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키프로스 정부와 채권단인 트로이카(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는 전날 늦은 시간까지 협상을 벌여 은행 예금 과세안을 도출했지만, 키프로스 구제금융에 대한 최종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키프로스는 25일까지 구제금융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ECB로부터 단기유동성 지원이 끊겨, 은행시스템이 붕괴되고 국가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 키프로스의 운명이 24일 저녁 새벽 브뤼셀 유로존 재무장관 모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니코스 아나스티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채권단에 마지막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 24일 브뤼셀로 날아간다.

앞서 키프로스 정부가 다시 작성한 자구책 수정안은 키프로스 최대 은행인 키프로스 은행 예금주 가운데 예금액이 10만유로(약 1억4440만원)가 넘는 경우에만 20%를 과세하고, 나머지 은행에 대해서도 역시 예금 잔액 10만유로 이상에만 과세하되 세율은 4%를 적용하도록 했다.

키프로스 은행권에는 모두 680억유로의 예금이 있는데, 이 가운데 잔액이 10만유로가 넘는 계좌의 예금액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380억유로에 달한다.

은행 예금 과세안은 키프로스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키프로스 구제금융 논의의 최대 쟁점이었던 은행 과세 문제가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이제 관심은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로 쏠리고 있다. 회의는 그리니치표준시(GMT)로 24일 오후 5시(한국시간 25일 오전 2시)에 열린다.

분위기는 처음엔 신중한 낙관론이 우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한 모양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아나스티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EU, ECB, IMF 등 국제 채권단 대표들과 만나기로 돼 있다는 것은 구제금융 합의가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또 한 소식통에 따르면 키프로스 중앙은행이 24일 근 2주 만에 처음으로 정책 회의를 소집한다며, 이 또한 구제금융 타결이 임박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아나스티아데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해결책이 곧 나오기를 바란다"고 썼다.

마이클 새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국제 채권단과의 논의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집권 여당의 아베로프 네오피투 부대표는 "우리는 내일(24일) 브뤼셀에서 국제 채권단과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EU와 IMF는 키프로스에 구제금융 100억유로(약 14조4400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58억유로를 분담하라며 은행 예금 과세를 요구했지만, 키프로스 의회는 지난주 이를 거부했다.

이에 ECB는 키프로스가 25일까지 구제금융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은행권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ELA)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고, 지난 주말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하러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키프로스 재무장관 역시 빈손으로 돌아왔다.

키프로스 의회는 지난 22일 밤 대안(플랜B) 법안 3개를 통과시켰지만, 58억유로의 분담금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은행 과세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논의가 급선회하게 된 이유다.

알렉산더 스터브 핀란드 유럽담당 장관은 전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키프로스가 EU의 지원 조건(은행 예금 과세)을 수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키프로스 의회가 먼저 통과 시킨 법안에는 부실은행을 굿뱅크와 배드뱅크로 분리해 청산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키프로스 2위 은행인 라이키가 첫 구조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라이키의 불량자산은 배드뱅크로, 우량 자산은 1위 은행인 뱅크오브키프로스로 이관되며, 뱅크오브키프로스로 이관된 예금중 10만유로 이상은 20%의 세금이 부과된다.

법안은 위기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를 막기 위해 정부가 금융거래를 제한(자본통제)할 수 있게 했으며, 연기금 국유화 등을 통해 조성한 '국가연대기금'을 통해 긴급 채권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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