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화장품, 비쌀 이유 없어요"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 2013.03.28 11:05

[머니위크]People/ 서문성 엠에스코 대표

대한민국은 '화장품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강남과 명동 일대의 번화가에는 줄지어 늘어선 화장품 매장들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고 업체간 할인 경쟁도 뜨겁다. 들쭉날쭉한 가격을 보면서 소비자들은 궁금해진다.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서문성 엠에스코(MSCO) 대표 역시 그런 의문을 품었다. 수년간 화장품업계에서 시장의 유통 관행을 파악한 결과 뭔가 잘못돼 가고 있음을 느꼈다. 원가는 턱없이 낮으면서 제품 외형과 마케팅에만 치중해 제품가격을 불려온 것이다. 그런 그의 생각은 유럽의 화장품을 만나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사진_류승희 기자
"유럽에는 슈퍼만 가도 좋은 화장품이 많아요. 우리나라 유통상들은 그런 화장품을 아주 비싼 가격에 가져오죠. 1만원도 안 하는 제품들이 국내에서는 10만원 이상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가 유럽에서 본 것은 품질이 좋은데도 가격이 저렴한 화장품이 즐비하다는 점이다. '수입화장품의 거품을 뺄 수는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노력은 유통단계의 축소화와 유럽 현지 제조공장과의 계약으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서 대표는 국내 화장품업계에 만연한 유통관행을 철저히 무시했다. 자신이 직접 독일로 가서 우수한 제품을 값싸게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독일에는 국내의 식약청 기준이나 미국 FDA보다 까다롭다는 '외코테스트'(Oeko Test)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고기능성 화장품이 불과 1만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제품을 국내에 유통시키려면 자금이 따라줘야 했고, 본사의 승인도 있어야 했다. 까다로운 독일 본사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가 어린데다 회사규모도 작으니 처음에는 무시하는 반응이었죠. 이메일을 보내기를 수차례, 직접 찾아가기를 여러번 하다 보니 독일 본사에서도 저의 진심을 믿어줬습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판권까지 제게 내줄 정도였죠."


그렇게 들여온 화장품에 그는 정직한 마진만 붙였다. 재투자하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로만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고기능성 나이트크림을 2만원 이내에 판매할 수 있었다. 국산 중저가 브랜드의 제품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이다.

"유럽에서 온 제품이라며 비싸게 판다면 좀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죠. 하지만 오랫동안 사업체를 꾸리기는 어려울 거예요. 제가 추구하는 건 질 좋은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팔아서 오랫동안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거든요."

그의 화장품은 현재 입소문만으로 잔잔하게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통마진이 적으니 별도의 광고나 마케팅을 할 수 없다. 대신 소비자가 많이 찾는 유통망인 소셜커머스를 이용해 제품을 팔았고, 이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

"우리 상품은 외형은 소박해요. 앞으로도 제품 포장에 들어가는 거품을 빼고 트렌드만 따라가는 화장품과는 질적으로 다른 승부를 벌일 겁니다. 국내 화장품업계에도 저희 브랜드로 인해 새 바람이 불겠죠?"(웃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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