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국내보다 해외자산 눈돌릴 때"

더벨 김용관 기자, 신민규 기자 | 2013.03.19 10:21

[PB 인사이드]②서충모 우리투자증권 상무 "골프나 술로 영업하지 마라"

더벨|이 기사는 03월13일(11:0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 상무는 고객 자산으로 주식 거래는 안한다. 처음에 고객을 맡을 때도 주식 투자는 안한다는 것을 고지한다. 주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주식으로 돈벌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의 주력 투자 대상은 채권이다. 그 중에서도 해외 채권이 핵심이다.

- 고객 자산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투자 경험 좀 알려주세요?

▲ 주식 투자는 생각 안해요. 채권을 주로 하는데 원화 채권은 거의 안합니다. 저평가된 해외 채권이 주력입니다. 97년에 발행한 외평채가 개인에게 비과세 혜택이 있었는데 금리가 8~9%로 괜찮다고 판단해서 많이 팔았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때 신한은행채, 우리은행채 등에 주로 투자했어요. 2011년에는 유럽 은행채(도이치, BNP, HSBC)에 투자해서 이익을 많이 냈습니다. 금융 상황이 안 좋을 때를 기회로 삼은거죠. 2011년 당시 유럽 은행채가 100에서 70까지 떨어졌으니까···. 브라질채권은 안 보고 있었는데 올해는 투자를 고려 중입니다. 레알화가 바닥인 것 같은데 시기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특이한건 고객 자산이 대부분 이종통화에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원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게 이어지면서 그렇게 됐어요. 그리고 사업하시는 분들이니 외화에 대한 감이 확실히 좋은거 같아요.



- 그런 거액을 관리하려면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야될 것 같은데요?

▲ 포트폴리오를 따로 짜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주먹구구식이죠. 디테일하게 공부하고 포트폴리오 잘 짜도 안 될때는 안돼요. 그것보다는 어떤 시장이 좋을지, 어떤 시기가 좋을지 크게 보고 긴 흐름을 타는 게 중요해요. 너무 많은 정보를 고객과 이야기하면 서로 피곤해져요.

리듬을 타야 해요. 즉 투자 시기를 잘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금융 시장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됩니다. 그래서 길게 투자하는게 중요하지요. 운도 중요합니다. 60~70% 확률로 투자해도 꽤 성공적인 투자입니다. 대부분 50%도 안돼요.

◇ 영업은 영업...PB에게 사적 관계는 오히려 독

서 상무는 수백명의 우리투자증권 PB 중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PB다. 어찌보면 성공한 인생이다.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서 상무는 마산에 있는 경상고를 졸업하고 85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원래는 경찰이 되고 싶어 경찰대에 지원했지만 체력검사에서 떨어졌다. 대학 시절에는 기자나 PD가 되고 싶어 언론사 공부를 했다.

- PB로서 성공한 인생인데,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을거 같습니다.

▲ 메릴린치 초창기 시절에는 고객과 사적인 관계를 많이 맺었어요. 희안하게 그런 고객들하고는 끝이 별로 안좋았어요. 일주일에 두세번씩 술 마시면서 편한 관계를 맺고 했지만 오히려 몸과 마음만 지치더라구요. 다른 고객들에게 폐만 끼치는거 같고.

지금은 몇가지 원칙을 갖고 있는데요. 첫째가 고객과는 골프를 안칩니다. 고객이 원하면 하지만 제가 영업 때문에 골프를 치자고 하는 경우는 없어요.


그리고 고객과 저녁에 만나 술을 안 마십니다. 개인적으로 술 좋아해요. 예전에 술 때문에 아내가 엄청 고생했을 정도로요. 하지만 고객과는 오피셜한 관계가 오히려 좋은거 같아요. 영업을 영업으로 해야지, 술이나 골프같은 유흥으로 풀려고 하면 안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징크스 같은건데, 지금도 형 동생하는 사이는 고객이 안됩니다. 학연이나 지연이 얽혀도 고객이 안되고···. 대학 과 선배 중에 돈을 많이 번 분이 있는데 이상하게 고객이 안되더라구요.

- 20년 가까이 PB 생활하셨는데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가 뭔가요?

▲ 후배들한테 종종 이야기하는데 PB는 사업적 개념이 강해야 성공할 수 있어요. 직장 개념으로 보면 살아남기 어려워요. 과거 메릴린치에서 하는 일이나 우리투자증권에서 하는 일이나 똑같죠. 나를 기초로 해서 내 고객을 상대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서 상무는 인터뷰 전날 베트남 출장에서 막 귀국했다. 고객 한분과 베트남 호텔 투자건 때문에 4박5일간 출장을 다녀왔다. 하노이 부동산 시세가 최근 많이 회복했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여러번 이야기했다.

- 해외에도 자주 나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한국에 갇혀있을까 생각이 가끔 들어요. 개인 재산 뿐만 아니라 여행하는 것도 그렇고···.제 고객 절반이 겨울에는 하와이로 휴가 떠납니다. 저도 고객들 만나러 1월에 한번씩 가는데요. 가보면 일본인 관광객이 정말 많아요. 대부분 쉬러 온 사람들이죠.

베트남 호치민에도 한달에 250만원 내면 모든게 해결되는 최고급 레지던스 시설이 있던데. 남은 인생 즐겁게 사는게 중요한 시기죠. 투자 역시 국내에 한정돼 있을 필요가 없다고 봐요.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총이 전세계의 2%도 안돼요. 부동산도 한국보다 해외가 훨씬 투자 대상이 많아요. 돌아다녀보면 알죠.

- 요즘 부자들의 고민이 가업 승계일 것 같은데, 삼성생명 같은 곳은 패밀리 오피스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는 일반 증권사들이 하기는 어려운 모델이라고 봐요. 우리가 투자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어드바이스 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고객들에게 자산 내역을 일일이 물어보는게 실례일 수도 있고. 그리고 기업하시는 분들은 세무사나 회계사들이 있는데 거기에 너무 관여하지 않는게 PB로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이 2세 승계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자제분들과도 관계를 맺어야죠. 실제로도 그러고 있고요. 하지만 절세 방안은 없다고 봅니다. 이민 가지 않는 한, 감내해야할 부분이죠.

인터뷰 말미 독자에게 투자 노하우에 대해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금융 시장에 30년 정도 있다 치면 기회가 6~7번은 찾아옵니다. 그 때를 잘 잡아야 됩니다. 시간을 갖고 기다리다보면 좋은 기회가 오고, 일단 투자하면 길게 가져가는 그런 투자습관을 길러야 됩니다. 제가 부자들한테 배운 투자 노하우입니다." 20년 가까이 부자들을 상대한 베테랑 PB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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