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 발레단 감독 '황산테러', 여친 배역 불만 때문

머니투데이 이호기 국제경제부 인턴기자 | 2013.03.07 09:36
▲지난 1월 발생했던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세르게이 필린 예술 감독(42·사진)에 대한 황산테러 사건을 저지른 배후가 발레단 내 주연급 무용수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황산테러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었던 필린 감독의 모습. (ⓒ미국 ABC뉴스 동영상 캡처)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예술 감독에 대한 황산테러 용의자로 체포된 인물이 같은 발레단 내 주연급 무용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용의자는 여자 친구 배역 문제로 감독에 대한 황산테러를 사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모스크바 경찰은 지난 1월 세르게이 필린(42) 예술 감독의 황산테러를 지시한 볼쇼이 발레단 솔로무용수 파벨 드미트리첸코(29) 등 사건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들은 경찰 앞에서 범죄를 인정하는 자백서에 서명을 했다.

드미트리첸코 외에 2명의 용의자는 지시를 받고 필린 감독의 얼굴에 황산을 뿌린 사람과 도주 시 차를 운전했던 사람이었다. 경찰은 전자 장비를 동원해 범행현장에서 사용된 용의자들의 휴대폰을 추적하고 이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모스크바 경찰은 지난 1월 발생했던 필린 감독의 황산테러를 지시한 볼쇼이 발레단 솔로무용수 파벨 드미트리첸코(29·사진) 등 사건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지 방송에 나와 범행을 자백하는 드미트리첸코의 모습. (ⓒ미국 ABC뉴스 동영상 캡처)

이번에 체포된 드미트리첸코는 2002년부터 발레단에 소속돼 있었으며 '폭군 이반', '백조의 호수' 등의 작품에서 주연급 역할을 맡았다. 그는 옛 소련 시절 볼쇼이의 영광을 재현할 인물로 주목을 받아온 촉망받는 배우였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범행 동기는 필린 감독과 드미트리첸코의 적대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AFP통신은 러시아 신문들을 인용해 드미트리첸코가 여자친구의 주연 역할 배정 문제로 최근 몇 달 간 필린 감독과 갈등을 빚어왔다고 전했다.

현지 일간지들은 그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정상급 무용수 안젤리나 보론트소바가 최근 필린 감독에 의해 주연급 역할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괴로워했다고 전해 황산테러 사건이 이와 관련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때 볼쇼이 발레단에서 세계적 명성을 쌓아온 발레리노였던 필린 감독은 2011년 논란 속에 예술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난 1월 17일 그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 주차장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에게 황산테러 공격을 받아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이후 독일에서 시력 회복을 위한 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을 받기 위해 러시아를 떠나기 전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는 말을 남겼지만 당시 구체적인 이름까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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