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갈비에서 3.5cm 삼겹살·목살로 '업종변경'으로 36평에서 9천만원 올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3.02.25 19:33
전수창업으로 경기도 광명 철산동에서 '맛찬들왕소금구이'를 운영하는 김대형 대표는 두 살배기 아이의 아빠다. 대표로서는 젊은 나이다. 매장을 경영한 지도 약 2년이 되었다. 그동안 김 대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매장 경영 초기부터 손님으로 가득찬 지금의 매장을 만들기까지 여러 굴곡이 지나갔다. 힘들기도 한 시간이었지만 현재 성공의 자양분이었다.

◇ 일평균 2회전 이내, 적자만 간신히 면했던 매장
김대형 대표의 창업 시작은 찬란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 행정고시를 준비했던 김 대표는 2년 전 외식업에 몸담기로 결정했다. 교직 생활 은퇴 후부터 10여 년간 갈비전문점을 운영했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같은 콘셉트의 2호점을 오픈하게 된 것이다.



막연하게 뛰어든 사업이었다. 부모님이 운영하던 '갈비보감'은 장사가 제법 잘 되는 대박 식당이었고 김 대표 역시 ‘부모님이 하던 대로만 똑같이 운영한다면 무조건 잘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1호점만큼의 대박은 아니더라도 먹고 살 정도의 충분한 흑자는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김 대표의 매장은 간신히 적자만 면하는 상황이었다.

점심, 저녁 포함해 하루 2회전을 채우는 날이면 운이 좋은 편에 속했다. 무엇보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반응이 미지근했다. 1호점과 같은 양념의 갈비를 제공하는데도 반응은 천지차이였다. 일부러 찾아오는 가게가 아닌, 그저 눈에 띄면 지나가다 한두 번씩 들르는 가게에 불과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매장의 특색이 없다는 점이었다. 1호점과는 메뉴만 같을 뿐이지 상권이나 매장 콘셉트, 오너의 경영 방식, 마인드, 접객 서비스, 입지 등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장사가 잘 되던 1호점의 후광효과에만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우선 상권부터 달랐다. 부모님의 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A급 상권이었던 반면 그의 매장은 역세권이긴 하나 상가 뒤편에 위치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매장 규모도 작은 편이라 단체고객을 받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회전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재료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식재료의 퀄리티도 떨어졌다. 이는 매장에 대한 고객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잘 나가는 가게’의 2호점이라고 해서 무조건 잘 되리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 상권 콘셉트에 맞는 아이템 찾기 위한 컨설팅, 벤치마킹 시도
인생을 살다보면 여러 기회들이 찾아온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는 4개월 전 인생의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매출 부진으로 점차 외식업 경영에 흥미를 잃어가던 찰나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컨설팅 결과 그는 잘못된 방향으로 외식업을 운영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우선 '갈비보감'의 메인메뉴인 갈비는 김 대표 매장 입지와 어울리지 않았다. 보통 양념갈비는 가족단위나 여성고객이 선호하는 반면 그의 매장이 위치한 철산역 부근은 오피스 상권이었다.

직장인 고객이 주를 이루는데다가, 규모가 작지만 역세권이라 임대료와 권리금이 비싸기 때문에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대중 메뉴인 삼겹살이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그때부터 김 대표는 외식전문지 월간외식경영의 컨설턴트 도움으로 전국의 다양한 삼겹살전문점들을 다니며 벤치마킹 했다.

그중 마음에 들었던 매장은 대구시에 있는 '맛찬들왕소금구이'(www.matwang.com)다. 우선 3.5cm 두께의 숙성육의 콘셉트가 재미있었다. 두툼한 두께의 삼겹살과 목살을 2주간 숙성해 고기 맛은 차지면서 부드러웠다.

더구나 커팅 방식과 그릴링 기술로 풍부한 육즙을 그대로 저장, 고기를 씹을 때의 고소한 풍미는 그에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매장의 콘셉트에 고객은 흥미를 느꼈다.

대구시에서도 꽤나 외각에 위치한 매장이었지만 항상 손님이 가득 차있다는 점도 신기했다. 대중적이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아이템과 콘셉트라 김 대표의 매장에 접목해도 전망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3.5cm의 숙성삼겹살 매장’으로 콘셉트 전환, 월매출 9000만원 달성!

'맛찬들왕소금구이'의 운영 비법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주방 일부터 식재료 공급과 관리, 고기 커팅‧그릴링‧숙성 방법, 접객 서비스, 종업원 관리, 사이드메뉴 조리 방법 등 대구 '맛찬들왕소금구이' 이동관 대표로부터 매장 운영 시 필요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하나하나 전수받았다.

1주일에 서너 번씩 서울과 대구를 왕복 오갔다.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매장 문을 닫고 늦은 밤 막차를 타고서라도 내려갔다.

그저 잘 되겠거니 생각만 하며 매장 문을 열었을 때와, 몸소 부딪쳐가며 배워가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알아가는 재미가 컸다. 특히 같은 품질의 고기를 두고도 두께나 그릴링, 숙성 등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그는 신기했다.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같은 삼겹살과 목살 메뉴를 두고도 차별화된 콘셉트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맛찬들왕소금구이'의 경우는 ‘3.5cm 두께의 숙성육’의 타이틀이 메인 콘셉트였고 이는 고객을 끌어당기기 위한 충분한 매력 요소였어요.”

식재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깨우쳤다. 그저 저렴한 단가의 식재료를 들여와 최대한의 마진을 남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철저히 잘못된 판단이라는 점을 알았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메인메뉴인 삼겹살과 목살은 대구 '맛찬들왕소금구이'에서 공급받기로 했다. 상호명도 ‘맛찬들왕소금구이’로 바꿨다. 이동관 대표가 강조하던 그릴링과 숙성에 집중했다.

초창기에는 생각보다 매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인지 주말 매출은 평소보다 오르는 데 반해 평일 매출을 오히려 떨어졌다. 평일과 주말 매출의 편차가 큰 것이 걱정이었다. 평일 매출을 보완하기 위해 한우국밥(7000원) 메뉴를 구성했다. 평일 점심 고객을 끌어들이면 저녁시간 고기 손님은 자연스레 따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예상은 적중했다. 시간이 지나자 평일과 주말 매출이 비슷해지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월평균 9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저녁에만 6회전이 가능할 정도로 최근에는 단골고객도 늘었다.



◇ ‘프로의 기’로 손님들을 끌어 모은다
김 대표가 매장을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중시하는 것은 ‘프로의 기’다. 일본의 한 브랜드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프로의 기’라는 이름이 된다. 김 대표는 ‘프로의 기’를 모토로 삼는다.

김 대표가 생각하기로 장사가 잘되는 매장들은 하나 같이 개성이 있다. 개성은 맛이 될 수도 있고 입지가 될 수도 있다. '맛찬들왕소금구이' 매장의 개성은 프로의 기다. 3.5cm 두께의 숙성육 고기를 토대로 삼겹살 전문점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맛찬들왕소금구이' 매장은 크지 않다. 하지만 12명의 종업원이 근무한다. 직접 고기를 자르고 3.5cm 숙성육을 손님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손님에게 ‘자르시면 혼나요’라고 농을 할 정도로 모든 테이블의 고기는 종업원이 자른다. 부드럽고 풍부한 육즙을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간혹 종업원을 불편해 하시는 분도 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면 모두 수긍한다. 직접 3.5cm 두께의 숙성육 고기를 다루는 것, 이것이 프로의 기다. 따라서 김 대표는 아무리 일을 잘하는 종업원일지라도 ‘프로의 기’의 모토를 지키지 못하는 종업원이라면 고용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프로의 기를 얻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한다.김 대표는 쉬는 날 타 업종들의 매장을 찾아다닌다. 비슷한 콘셉의 동종업종이 아닌 타 업종에서 새로운 콘셉트를 얻기 위함이다. 느슨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대구에 있는 이대표를 방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상호명:'갈비 보감'-' '맛찬들왕소금구이'로 변경
콘셉트:3.5cm 두께의 숙성육 삼겹살·목살
인테리어:간판이나 메뉴판 교체 부분을 제외하고는 별도 비용 들이지 않음
매출:'갈비 보감'운영시-월매출4500→현재 9000만원
방문 고객수: 일평균 2회전-'저녁에만 6회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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