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여인, 뭘 봤을까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 2013.02.20 12:01

[웰빙에세이] 그 길은 아름답다-2 / 나만의 길을 가는 여덟 가지 방법

아니타 무르자니. 죽어서 저 세상을 보고 돌아온 인도 여자다.

임파선 암으로 4년을 투병하던 그녀는 결국 회복 불능의 혼수상태에 빠진다. 2006년 2월2일 그녀의 몸은 기능을 멈추고, 의사들은 손을 든다. 이승에서 그녀의 길은 끝났다.

그러나 그녀는 저승 문턱에서 돌아선다. 30시간 동안 아름다운 저 세상을 체험하고 살아 돌아온다. 그녀를 점령했던 암 세포는 돌연 자폭한 듯 사라진다. 그녀는 건강하게 일어나 '두 번째 삶'을 시작한다. 그것은 '첫 번째 삶'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첫 번째 것이 '남의 길'이라면 두 번째 것은 '나의 길'이다.

저승의 무엇이 그녀의 길을 180도 바꿔 놓았을까? 몸에서 벗어난 그녀는 저승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을까?

◆그녀가 저 세상에 본 것

"내 영혼은 이 몸과 물리적 세상을 넘어 멀리 확장해 나갔다. 영혼은 바깥으로 더 멀리 멀리 뻗어 나아가더니 마침내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 이 시공간을 넘어 또 다른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고 동시에 그것을 포함했다. 내 영혼은 마침내 자신의 장엄한 진짜 모습을 깨닫고 있었다. 나와 다른 모든 것 사이에 아무런 분리가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을 아우르고 있었다. 아니 내가 곧 그들이 되었다."

"사랑과 기쁨, 황홀경, 경외감이 내 안으로 나를 뜷고 쏟아져 들어왔고, 나는 그 안에 잠겨 버렸다. 나는 가히 내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사랑에 집어삼켜지고 둘러싸였다. 아무런 자격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 절대적인 사랑, 그것은 그 어떤 차별도 두지 않았다. 내가 그 사랑을 받기 위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고, 그것을 얻기 위해 내 자신을 증명해 보일 필요도 없었다."

"그 무엇도 거칠 것 없이 완전하게 자유로웠고, 진짜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것들을 갑자기 알게 되었다. 모든 순간을 한꺼번에 느끼고, 나와 관계된 '모든 것' 즉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알 수 있었다. 여러 삶들이 동시에 일어나는 게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있을 수 있었다. 신이란 '존재'(a being)가 아니라 '존재의 상태'(a state of being)라는 깨달음이 왔다. 내가 지금 바로 그 '상태'에 있었다."
- 아니타 무르자니,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에서 발췌

그러니까 그녀는 일순간에 시간과 공간의 틀을 뛰어 넘어 언제 어디서나 하나이자 모든 것인 완벽한 존재의 상태를 경험한 것이다. 절대 사랑과 순수 의식의 차원에서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깨닫는다.

"나는 지금껏 내가 알아온 모든 것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내 삶을 이루었음을 알았다. 내 경험이란 저 커다랗고 복잡다단한 색과 모양으로 된 무한한 '태피스트리'에 수놓아진 한 가닥 실과도 같았다. 갖가지 다른 색깔의 실들은 내가 맺고 있던 관계들, 나와 연이 닿은 온갖 삶들이었다. 각각의 모든 만남이 얽혀서 그때까지의 내 인생이라는 그림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그 그림 속의 한 가닥 실에 지나지 않았지만, 또한 완성된 전체 그림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였다."

여기까지는 불교의 '업'과 '인연'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태피스트리는 '업과 인연'의 그물인 '인드라망'이리라. 내 눈길을 잡아끄는 부분은 이 다음이다.

"이것을 알았을 때 나는 내 자신에게, 내가 만난 모든 이에게, 그리고 삶 자체에게 언제나 내 고유한 본질을 표현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누군가가 혹은 무언가가 되려는 노력은 나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진정한 내 자신을 앗아가기만 했다! 그럴수록 다른 이들이 내 진정한 모습을 경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을 뿐이었고, 내가 그들과 진정으로 만나지 못하게 만들 뿐이었다. 진정한 내 자신이 되지 않는 것은 또한 내가 여기에 와서 되고자 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존재의 모습을 우주로부터 빼앗는 것이었다.“

◆나는 나만의 길을 가기 위해 이승에 왔다

그녀는 그때까지 자기 삶의 총합인 거대한 태피스트리를 보면서 무엇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경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는지, 무엇이 자신을 죽음 자리까지 몰고 왔는지 정확하게 알게 된다. 그것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암은 자신의 에너지가 두려움 때문에 본연의 장엄한 힘으로 표현되지 못하자 병으로 표현된 것'이었다. 결국 암도 자신의 에너지였다. 그녀는 무엇이 두려웠던가? "그저 모든 것이 다 두려웠다. 싫어할까봐,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봐, 착한 사람이 못 될까봐. 병도 두려웠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암이 두려웠고, 암 치료법도 두려웠다. 사는 것도 무서웠고, 죽은 것도 무서웠다." 그녀는 저 세상 문턱에서 되묻는다.

'내가 걸어온 삶의 길을 봐! 왜 난 늘 내게 그리도 가혹했을까? 왜 늘 스스로를 그토록 혼내기만 했을까? 왜 항상 자신을 그렇게 냉대했을까? 왜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을까? 내 영혼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내보이지 않았을까? 왜 늘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려고만 하고 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과 창조적인 능력을 억누르기만 했을까? 싫을 때도 좋다고 하면서 번번이 내 자신을 배반했어! 그냥 내가 되는 대신 늘 다른 사람의 인정을 구하면서 스스로를 모독했었지! 왜 나의 아름다운 가슴을 따르지 않고 나의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왜 몸을 입고 사는 동안에는 이것을 깨닫지 못할까? 자신에게 그토록 가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나는 어쩌면 그리도 몰랐을까? '


그녀는 자신이 무조건적인 사랑 에너지이고, '내가 되는 것'이 곧 '사랑이 되는 것'임을 순식간에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진짜 네가 누구인지 알았으니 돌아가 두려움 없이 네 삶을 살라"는 존재의 소리를 듣는다. 나는 그녀의 임사 체험을 신뢰한다. 그것의 메시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것은 나에게도 같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네 삶을 살라! 네 길을 가라! 그대는 그대만의 길을 발견하고 따르기 위해 이승에 왔다.

◆나는 이미 내가 찾는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게 내 삶이고, 내 길일까? 나도 내 삶을 살고 내 길을 가기로 했는데 정말 그러고 있는지 어떻게 알까? 아니타 무르자니에게 묻자. 영혼의 진실을 보았던 그녀에게 답을 구하자. 먼저 내 길인지, 아닌지 아는 방법.

① 자기만의 열정에 연결되고, 창조성을 불러일으키는 길은 어느 길이든 나의 길이다.
② 禪적인 상태가 되며, 삶에 의미와 합일의 느낌을 주는 길은 어느 길이든 나의 길이다.
③ 자신이나 다른 이들을 판단하지 않고 오직 사랑의 중심에 자기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어느 길이든 나의 길이다.

나는 어떤가? 방향은 그쪽으로 틀었는데 아직 입구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열정과 영감이 솟아나지 않는다. 쓸데없는 잡념에 마음이 어수선하다. 삶의 의미와 합일의 느낌이 약하다. 수시로 나와 남을 판단한다. 사랑의 중심에 있다는 느낌이 없다. 아! 나는 아직 내 길에 들어서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내 길에 들어설까? 그녀의 답을 나름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서로 겹치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만큼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새겨보자.

① 스스로를 사랑하고 믿는데서 시작하라. 조건 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두려움 없이 자신이 되라. 당신은 장엄하다. 자신을 사랑하고 믿을수록 우주의 태피스트리 안에서 더욱더 중심에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② 신념, 믿음, 판단에 갇히지 마라. 이런 것들에 갇히면 우리가 믿고 판단하는 것만 허용하고 그 밖의 모든 것을 제외해 버린다. 신념, 신조, 교리, 주의주장을 놓아버릴 때 마법이 일어난다.
③ 추구하지 말라. 단지 허용하라. 당신은 이미 당신이 찾는 '바로 그것'이다. 이를 신뢰하면 우주의 에너지가 나를 통해 자연스럽게 흐른다. 나는 내 것을 끌어당기게 된다. 모든 것은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속도로 일어난다.
④ 자신에게 진실한 것이 긍정적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이 스며들면 그 생각을 판단 없이 받아들여 그대로 지나가게끔 하라. 감정을 느끼고 그것이 지나가는 것을 겁내지 말라.
⑤ 상황이 어려워지면 그 상황을 물리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대신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고 중심으로 들어가라. 모든 게 하나인 내 안의 중심 자리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들이 저절로 사라진다.
⑥ 미지와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모든 가능성에 나를 열어 놓아라. 확실성에 집착하는 태도는 자신의 잠재성에 족쇄를 채운다. 불명료함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을 때 실제로 나는 가장 강력해진다.
⑦ 순간을 살라. 바로 이 순간에 내 기분을 끌어올려주는 것, 살아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 가장 큰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을 하라. 이 순간에서 다음 순간으로 어떤 감정적 짐도 옮기지 말라. 매 순간을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깨끗한 백지로 보라.
⑧ 날마다 최대한 많이 웃어라. 자신이나 삶을 너무 심각하게 대하지 말라. 유머와 사랑의 눈으로 보면 어떤 문제도 결코 심각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삶은 어렵지 않다. 쉽고 가볍다. 내가 어렵고 무겁게 만들 뿐이다. 내가 배워야 할 것은 단 하나, 나는 이미 내가 찾는 '바로 그것'이다! 내가 할 일은 단 하나, 내가 되어 한 점의 두려움 없이 내 길을 가는 것이다. '강남 스타일' 말고 내 스타일로! 신나게, 자유롭게! 그게 나, 바로 나.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러지 않으면 나는 떠도는 자가 된다. 공연히 먼 곳을 배회한다. 방랑하고 방황한다. 방종하고 방탕한다. 오락가락 갈팡질팡 우왕좌왕 좌충우돌 한다. 그렇게 세상을 떠도는 자는 누구인가? 서성이고 기웃대고 머뭇거리는 자는 누구인가? 아! 나는 너무 멀리 떠나왔구나. 나를 떠나 집도 절도 없이 고단하게 세상을 흘러 다녔구나. 나는 이제 돌아가련다. 돌아가 나를 만나련다. 세상으로 나가는 욕망의 길을 돌아 나에게로, 내가 비롯된 곳으로 돌아가련다.

내 길은 멀리 있지 않았다. 그 길은 그냥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 길을 내 안에서 찾지 않았다. 엉뚱하게 밖에서 찾았다. 내 길은 내 안에서 흘러나와 세상으로 펼쳐진다. 이제 내 길로 가면 나는 즐거울 것이다. 내 영혼은 충만할 것이다. 길은 놀이가 될 것이다. 집이 될 것이다. 꽃이 될 것이다. 그 길은 아름다울 것이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강형욱, 훈련장·회사 부동산 전부 매물로 내놨다
  2. 2 쇼트트랙 김동성, 포크레인에서 식사라니…건설현장 '포착'
  3. 3 김호중 소속사 본부장이 삼킨 '메모리카드' 살릴 수 있나?…의사 판단은
  4. 4 "1~4위 SUV가 싹 쓸었다"…그랜저 시대 끝, '국민차' 등극한 차는
  5. 5 수갑 찬 김호중, 쏟아진 질문에 "죄송"…이르면 오늘 저녁 구속 결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