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KJ프리텍-이기태씨, 진실게임 공방

더벨 박제언 기자 | 2013.02.19 09:34

매각·사업 등 첨예 대립..내달 4일 주총 앞두고 의결권 모집 총력전

더벨|이 기사는 02월18일(13:5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KJ프리텍이 적대적 M&A 시도에 휘말린 가운데 홍준기 대표와 이기태 삼성전자 전 부회장 간의 진실공방이 한창이다. 주주들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어느 쪽 주장에 힘을 실어 줄지 저울질 하고 있다.

홍 대표와 이 전 부회장의 첫 만남은 이 전 부회장의 둘째 아들인 이종현씨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2011년 홍 대표가 KJ프리텍을 매각하다 실패한 사건 직후였다.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로 150억 원 가량 물려있어 재무 상황이 어느때 보다 힘들었다. 이 전 부회장의 투자는 KJ프리텍에겐 생명의 끈이었다.

이 전 부회장은 투자 이후 이름값을 했다. 당시 KJ프리텍은 대외 신용도가 떨어져 주채권은행들이 대출 상환을 앞당기고 이자율을 높이는 상황이었다. 은행 이자율은 12.4~12.8%에 육박했다. 매출이 나면 대출 이자 갚기에 급급했다. 보다 못한 이 전 부 회장은 은행장과 담판을 짓는 등 숨통을 열어줬다. 이자율이나 상환일자를 일부 조정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부회장은 홍 대표를 비롯해 KJ프리텍과 소통에는 불협화음이 있었다. 대기업 출신으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는게 KJ프리텍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실례로 이 전 부회장과 장시간 회의 후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는 KJ프리텍 임직원들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기술적이나 재무적인 문제로 단기간 풀기 어려웠던 문제를 이 전 부회장은 '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임직원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던 셈이다.

홍 대표의 회사 매각에 대한 문제도 해석의 차이가 있다. KJ프리텍은 "2008년 KIKO의 대규모 손실, 해외 사업 실패에 따른 대규모 손실 등으로 경영상의 위기상황을 겪던 중, 그 위기의 해결방법으로 회사 매각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홍 대표는 사기를 당했다. 그러나 계약금 30억 원은 건질 수 있었고, 이는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방식으로 회사로 고스란히 투입됐다. 이에 대해 이 전 부회장측은 "주가가 폭락한 이후 저가에 약 90만 주의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회생 보다는 홍 대표 본인의 지배권을 공고히 하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고 해석했다.

KJ프리텍 제품 불량률 해소에 대한 해석도 상반된다. KJ프리텍의 중국 연태공장에서 제조되는 제품 불량률은 현재 3~4%대다. 당초 이 공장의 불량률은 8~9%대였다. 이 전 부회장측은 불량률이 낮아진 이유를 관련 사안에 대해 수 차례 보고받고 개선책에 대해 논의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반면, KJ프리텍은 LG측과 공조하고 노력한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이 전 부회장이 파견한 인물들에 의견도 서로 엇갈린다. 이 전 부회장측은 회사측의 갑작스런 해고 통보에 제대로 일을 못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측은 근태와 근무능력의 문제로 적법하게 해임했다고 맞선다.

무선충전기와 치매치료기에 대한 서로간 주장도 평행선을 달린다. 회사측은 이 전 부회장의 투자를 받은 직후 주고객사인 LG를 통해 세 차례 검토를 했으나 사업성이 결여된다는 결론에 도달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전 부회장측은 독자적인 기술을 가진 무선충전기 사업이 KJ프리텍의 신규사업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치매치료기 사업 역시 KJ프리텍은 검토 끝에 3년간 50억 원이 투입되고, 사업화될 가능성도 불투명해 접었다고 설명한다. 반면 이 전 부회장측은 유럽과 이스라엘 및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승인을 얻어 판매 중에 있으며, 미국에선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 반박한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 수원지방법원에 KJ프리텍 등을 대상으로 '의안상정 등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정기 주총에서 이 전 부회장이 제기한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하는 취지다. 주주명부도 열람케 해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KJ프리텍은 이와 별도로 이 전 부회장을 대상으로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주식시장에 떠도는 이 전 부회장의 주식담보대출설과 주식거래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함이다.

인연으로 만난 홍 대표와 이 전 부회장은 악연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오는 목요일부터 시작될 의결권 위임에서 소액주주들은 양자간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있는 방향으로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KJ프리텍 정기 주총은 내달 4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에 소재한 청려수련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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