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 매체 비니지스인사이더는 14일(현지시간) 이같은 애플의 가격 인하는 '작은 변화'에 불과할지 몰라도, 애플이 직면하고 있는 더 큰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신제품 가격을 서둘러 인하한 것은 원래 가격으로는 잘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이전과 달리 이제는 애플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이 신제품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13인치 레티나 맥북 프로의 경우 처음 선보일 때부터 소비자들은 제품 가치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실망스러운 반응을 쏟아냈다.
이 같은 소비자의 지적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애플의 주력 제품군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가격에 민감한 이머징 마켓으로 옮겨가면서 가격은 구매결정과 관련한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이머징 마켓에서는 약정이나 보조금 없이 100~200달러 정도의 저가 제품이라야 소비자의 구매력에 적합하다. 그러나 애플은 고가의 아이폰만 고집해 신흥 시장 성장의 상당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이 과거 절대 우위를 보였던 (선진국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아이폰5' 처럼 애플의 고사양 제품들을 더 이상 최고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태블릿PC 역시 애플의 아이패드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도 훌륭한 태블릿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의 지배력은 떨어지고 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기술분야 전문 애널리스트인 피터 미섹 역시 애플의 실적이 예전만 못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애플의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이 35%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올 여름 마진율이 150bp 떨어지면서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200~300bp의 추가적인 마진 하락 압박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면서 "애플이 스크린 크기가 충분히 큰 제품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밀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 이로 인해 애플이 수익 압박을 받게 되고 납품업체들은 생산을 줄이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애플은 이번 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410~43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2012년 2분기 매출액인 392억 달러 대비 5~10% 증가에 그친다.
또 매출총이익률은 37.5~38.5%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2012년 2분기의 47.4%와 비교해서는 물론이고 직전 분기의 38.6%에 비해서도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미섹은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은 '보유(hold)'를 제시하고 있으며 올 여름쯤 아이폰에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애플이 다음 달 애플TV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선보일 것이며 올 6월에는 아이폰5S와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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