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쒔던 매크로 헤지펀드, '아베 트레이드'로 부활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3.02.14 10:14

엔 급락으로 투자 기회 얻어…대표 펀드들 수익률 급등

거시 경제 변화를 예측해 환율이나 금리 변동으로 수익을 거뒀던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수익률을 뒤로 하고 최근 엔 약세에 베팅하는 '아베 트레이드'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3년 간 매크로 헤지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3.5%에 불과했지만 엔 약세가 본격화 된 최근 3개월 간 수익률은 10%에 육박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파트너 앤드류 로가 운용하는 캑스턴어소시에이츠는 대표펀드의 수익률이 지난해 마지막 두 달 간 6%를 상회했으며 올해 들어 4% 더 올랐다.

폴 튜더 존스의 튜더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2달 간 5%의 수익을 거뒀으며 올해 첫 한 달만 4.3%의 투자수익을 기록했다.

루이스 베이컨의 무어 캐피탈도 지난해 11월과 12월 5%의 수익을 거뒀으며 올해 1월에는 3.5%의 추가 상승세를 거뒀다.

이밖에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 그룹도 지난해 마지막 두 달 간 5%의 수익을 거뒀으며 파로캐피탈도 같은 기간 7% 수익률을 기록했다.

라이온게이트캐피탈의 벤 펑크 리서치 대표는 "많은 헤지펀드들의 손익이 일본에서 왔다"며 "최근 몇 달 간 헤지펀드들이 거둔 수익의 일등공신은 분명 일본"이라고 말했다.

일본 의회가 해산되고 정권교체가 가시화 된 지난해 11월 이후 엔은 달러 대비 17% 하락했다. 아베 신조가 12월 중순 총선으로 집권하며 엔 약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지난해 12월 초 엔 숏 포지션은 5년 내 최다로 늘어났다.


헤지펀드 GAM의 앤서니 로울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랫동안 엔과 일본 국채 매도 베팅은 무덤의 거래로 불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처음에는 이 거래를 망설였다"며 "그러나 아베가 말한 강력한 공약들이 진짜 현실이 되고 부턴 많은 매크로 펀드들이 거래를 늘렸다"고 전했다.

로울러는 "이 거래를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은 시장에서의 비대칭적 거래"라며 "이 같은 기회들이 풍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 간 외환시장 등에서 커다란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 상황들은 급작스러운 소식들이나 정치적 상황에 의해 촉발됐기 때문이다.

2010년 후 전 세계 2조 달러의 헤지펀드 업계에서도 특히 대형 매크로 펀드들은 곤경에 처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시장이 경제적 요소가 아닌 정치적 이슈들로 급변하고, 시장이 좁은 변동 폭에서 움직여 차익을 크게 내기 힘든 환경이었다.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아베노믹스'로 글로벌 시장에 더 큰 변동성과 방향성 있는 움직임이 시작되길 바라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의 헤지펀드들은 '환율전쟁'과 국제사회의 경제적 합의 실패 등이 2008년 후 사글어들었던 투자기회를 되살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향후 몇 달 간은 다른 투자기회들도 풍부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추가 완화 예상에 따른 파운드 매도, 기관 투자자들의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대 이동 전망에 따른 주식 매수, 세계 주요 통화 절하에 따른 팔라듐 등이 그 예다.

세계 5대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 중 1곳의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매크로 펀드의 부활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3년 간 가격 상승과 하락 차가 좁은 환경이었지만 지금은 개별 통화, 개별 국가 조치들이 다시 시장을 지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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