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도 참전…드러그스토어 大戰 불 붙었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엄성원 기자 | 2013.02.12 16:24

출점규제 등 피해 잇달아 사업진출…골목상권 침해 지적도

롯데그룹이 가세하며 대기업들의 '드러그스토어' 대전에 불이 붙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강남·명동·대학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치열한 영토 전쟁이 예상된다.

◇신세계 이어 롯데 가세, 홍대앞서 '2차대전'

드러그스토어들의 '2차 대전'은 서울 홍익대학교(이하 홍대) 앞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롯데는 다음달 초 홍대 앞에 드러그스토어 매장을 연다. 이에 앞서 이마트가 지난해 말 홍대 정문 인근에 분스 매장을 냈고 사업 철수를 결정한 카페베네의 디셈버24도 홍대입구역 부근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는 각각 2003년과 2005년에 홍대 근처에 매장을 낸 '터줏대감'들이다. 왓슨스는 홍대1호점 외에도 홍대 거리를 따라 2개의 점포를 더 운영하고 있고, 올리브영도 홍대입구역을 중심으로 한 곳을 더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역과 명동 상권에서 주로 경쟁을 펼쳐왔던 드러그스토어들이 최근 홍대 상권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며 "트렌드를 파악하는 안테나숍 개념으로 운영하기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통가, 드러그스토어로 몰리는 이유는?

대기업들이 드러그스토어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장성이다.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만해도 1000억원에 훨씬 못 미쳤다. 하지만 2008년 1100억원대를 기록하더니 2009년 1500억원대, 2010년 2000억원대, 2011년 33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1999년 CJ올리브영이 첫 문을 연 후 뜸하다 2004년 코오롱 W스토어, 2005년 GS왓슨스이 연이어 개점하며 업태로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10년 농심 메가마트의 판도라, 2012년 이마트 분스와 카페베네 디셈버24가 잇달아 가세하며 팽창기로 접어들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규모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며 "드러그스토어가 편의점처럼 보편화 된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비교해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라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불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주력 상품인 화장품, 건강식품, 의약품이 경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데다 사업자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상품 비중을 달리해 약국, 화장품 가게, 편의점 형태로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드러그스토어는 상권 적응력이 높고 불경기 영향도 비교적 덜 받는다"며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분류에 들지 않아 아직까지는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규제리스크+경쟁과열 우려도

드러그스토어가 유통가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것은 분명하지만 기대만큼 미래가 장밋빛만인 것은 아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지면서 차기 규제 대상으로 드러그스토어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

한때 드러그스토어 사업을 검토하던 홈플러스도 이 같은 우려를 감안, 현재 사업 가능성을 백지화한 상태다. 최근에 일부 매장이 생필품이나 식음료의 구성을 늘리면서 SSM이나 편의점과 비슷해져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과열 경쟁으로 인한 리스크도 크다. 실제로 카페베네는 수익 부진 등의 이유로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본격 진출한 지 5개월여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드러그스토어는 매장을 많이 내야 이익이 나는 구조라 초기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내야 하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매장 수가 최소 150~200개는 돼야 드러그스토어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말해 매장수가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적자영업을 거듭해야 한다. CJ올리브영은 시장 진출에서 200호점 돌파까지 햇수로 14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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