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유로존보다 더 큰 위험"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기자, 김신회 기자 | 2013.01.16 15:55

(종합)세계은행, "美 재정절벽, 유로존보다 더 큰 위험"..中 센카쿠 갈등이 日 경제 발목

재정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협상 결과가 유로존 채무위기의 재발보다 글로벌 경제에 더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세계은행이 1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2.4%로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에 제시한 3%에서 0.6%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배경으로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와 미국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우식 바수는 "올해는 위험한 해"라며 투자자들의 심리는 강력한 통화 부양책과 유로존 붕괴에 대한 두려움 감소로 낙관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반면 근간의 경제 펀더멘털은 무기력하다고 지적했다.

바수는 "금융시장은 점점 더 조용해지고 있지만 성장세에서 반등은 없다"며 "금융시장을 1~2년 더 조용하게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성장세에 의해 지지되는 것이 아니라면 또 한 차례의 금융 리스크가 침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미국이 중기적인 예산 계획을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뤄내고 채무한도를 일시적으로 높이는 것 이상의 안정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면 올해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이 예정대로 오는 3월1일부터 재정지출을 감축하기 시작하고 의회가 채무한도를 단기적으로 올리는 데 그치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이런 상태를 "재정 마비"라고 명명하면서 이 경우 미국 경제가 0.4% 역성장하고 유럽 경제는 더 깊은 침체에 빠지게 되며 글로벌 성장세는 1.4%포인트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유로존 채무위기가 재발해 유로존의 2개 국가가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게 된다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1.3%포인트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미국의 "재정 마비"가 유로존 채무위기의 재발보다 글로벌 경제에 더 심각한 위협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세계은행의 바수는 따라서 미국이 기계적인 세금 인상을 피한 데 이어 재정지출 삭감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게 되면 "매우 안심이 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으로선 미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호황을 맞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올해가 과거 몇 년과 다른 점은 유로존의 상황이 계속 개선되고 미국이 재정 문제에서 벗어나면 미국 경제가 주택시장과 고용시장 회복에 힘입어 성장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번스는 "현재 리스크가 1년 전 우리가 직면했던 리스크와 비슷하긴 하지만 리스크의 진폭이 크게 낮아졌고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일본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성장세가 위축됐고, 올해 성장률은 0.8%에 그칠 것이라며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악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11월 일본의 대중국 수출이 17% 감소하면서 일본의 3분기 성장률(연율 기준)이 3.5%포인트나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세계은행은 저연비 자동차에 대한 세제혜택이 끝나고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재건 효과가 미약해진 것도 일본의 성장세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다만 올해 일본과 중국 관계가 개선돼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내년에 1.2%, 2015년에는 1.5%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장기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재정 및 통화정책 외에 인프라와 의료, 교육에 대한 투자 등 국내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들이 올해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5.1%에 비해서는 개선된 것이지만 지난 10년래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무역은 지난해 선진국의 투자 약화와 산업 활동 둔화로 3.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개발도상국들의 내수 증가와 새로운 무역 관계 수립으로 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4. 4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