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환율 '공포'··· 2008년 악몽 재현되나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3.01.18 10:18

[고삐풀린 환율](6-2.끝)

미국·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경기부양을 위해 화폐를 찍어내면서 원화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여러 차례 강경한 개입 발언을 내놓고 당국이 외환시장에 물량도 풀었지만 원화강세의 물결은 막지 못하고 있다.

이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을 지지하지 못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의 상황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던 지난 2007년을 연상시킨다.

지난 2007년 10월 31일, 원/달러 환율은 10년래 최저점인 900.7원을 찍었다. 이날 장중 한때 900선마저 붕괴되며 서울외환시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2006년 이후 진행된 달러화 약세, 엔 캐리 트레이드의 영향으로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며 원화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락도 잠시,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해외 금융기관들은 빠른 속도로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2008년 11월 원/달러 환율은 10년래 최고치인 1513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2008년 말에는 1200원대에서 안정을 찾는 듯 했으나 2009년 3월, 동유럽발 금융위기 확산 조짐에 다시 1596원까지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07년 환율이 반등하기 시작하자 24.6조원에 달하는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에는 총 35.9조원 규모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매도에 국내 투자자들의 패닉 매도가 가세하며 2008년 11월, 코스피 지수는 1000포인트가 붕괴됐고, 장중 한 때 892.16포인트까지 가파르게 밀렸다. 2007년 10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2000포인트를 돌파한지 불과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000포인트 붕괴 초읽기에 들어간 환율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2007~2008년에 일어났던 급격한 자본유출입의 충격을 다시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의 유동성 확대 기조에 따라 대량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향후 급격한 자본유출입 위험을 확대시킬 수 있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투자 활성화 등 원화압력을 해소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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