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메이드 인 USA' 늘린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3.01.16 10:24

미국산 제품 10년간 52조원어치 구매
향후 5년간 전역 1년 내 군인 10만명 채용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가 미국산 제품 주문과 미국인의 고용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정치권이 재정문제를 두고 다투고 있는 만큼 기업이 먼저 나서 경기회복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월마트 계획의 실효성과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마트는 자국 제조업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500억달러(약 52조8250억원)어치의 제품을 추가로 미국에서 공급받기로 했다.

빌 사이먼 월마트 미국법인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월마트는 새로운 장기 구매계약을 통해 미 제조업체들의 생산설비 투자를 자극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시아지역의 임금 상승세와 유가 및 운송비 변동성 등을 고려하면 미국은 의류와 스포츠 용품을 제외한 일부 제품의 공급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침으로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가격을 치르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공급망 컨설턴트는 최근 6개월 새 미국에서 제품을 더 생산하려는 업체들의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내 생산비용 증가세와 미국에 더 빨리 제품을 공급하려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월마트의 약속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노동자권익단체인 노동자권리컨소시엄(WRC)의 스콧 노바 이사는 "월마트는 약속을 실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월마트의 목표는 미국에서 공급받는 제품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인지, 미국 내 매출 증가세에 맞춰 주문을 늘리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현재 미국에서 식료품 이외의 미국산 제품을 얼마나 공급받고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월마트의 계획대로 향후 10년간 500억달러를 미국산 제품에 투입하면 연간 비용은 미국 연간 매출의 2%에 해당한다.

월마트가 제품 공급처로 미국에 눈을 돌리게 된 데는 저가 수입품에 의존한 저가전략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작용했으리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월마트에 의류를 납품하는 방글라데시의 한 공장에서 100여명이 숨진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월마트가 생산비용을 낮추느라 근로 환경 개선 등 기업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미 식품노동자연맹(UFCW)의 존 마샬 이코노미스트는 월마트의 이번 조치는 월마트가 그동안 해외 구매를 통해 수년간 미국의 제조산업을 파괴한 데 대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미국섬유신발협회(AAFA)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입는 의류의 98%가 수입산이다.

월마트는 이날 향후 5년간 전역한 지 1년 이내인 퇴역군인을 10만명 이상 고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사이먼 CEO는 "소매업계는 정부의 조치를 기다리기보다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우리는 워싱턴(정치권)의 교착상태는 깨뜨릴 수 없지만, 뭔가를 기다리기만 하는 마비상태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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