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서 사고 당한 대학생, 6명 생명 살리고 떠나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13.01.10 12:06
故 김동진씨.
성당 주일학교 봉사를 위해 떠난 스키장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한 대학생이 장기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故 김동진씨(21). 서울예술종합대학교에 입학해 음악을 전공한 그는 가톨릭 수도자의 꿈을 품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강성당에서 주일교사로 활동하던 중 지난 1월6일 봉사단과 함께 겨울 스키캠프를 갔다.

스노보드를 타던 중 가볍게 쓰러진 그는 두통을 호소해 강릉아산병원으로 실려갔다. 지주막하출혈을 진단받은 그는 뇌출혈이 진행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김씨가 서울성모병원으로 실려 온 것은 7일 새벽 1시40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8일 오후 병원의 뇌사판정위원회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들의 죽음에 큰 슬픔이 몰려왔지만 김씨의 부모는 의미를 더하기로 결정했다. 아들의 장기기증이 성공하면 아들이 또 다른 모습으로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씨의 아버지 김명수(55)씨는 "평소 동진이가 가톨릭 수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혀왔다"며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는 베풀 줄 아는 아이이었기 때문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인성, 김지일 서울성모병원 이식외과 교수 등 각 병원 의료진은 지난 9일 오후 5시 김씨의 장기를 적출해 다른 환자들에게 이식했다.

췌장과 신장 1개는 1명의 환자에게 동시에 기증됐고 심장, 간장, 나머지 신장 1개, 각막 2개 등 총 6명의 환자가 김씨덕에 새 생명을 얻었다. 김씨는 뼈, 피부 등 인체조직까지 기증하고 떠났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은 "미국은 100만명 당 35명이 장기기증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00만명 당 5명에 불과해 장기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고인과 가족의 값진 결정이 생명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더 널리 알리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가족의 뜻에 따라 김씨의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을 예정이며 입관식은 10일 오후 4시 서울성모병원 영안실에서 진행된다. 11일 발인 후 한강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진행하고 장지인 원지 화장장(양재동)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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