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현장 피해 물 속으로···일가족 기적의 생환

머니투데이 이호기 국제경제부 인턴기자 | 2013.01.10 11:08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 현장에서 지난 5일 던엘리에 사는 팀 홈즈와 부인 태미 홈즈, 손자 5명은 불길과 연기를 피해 부둣가 아래 물속으로 들어가 사투를 벌였고, 3시간 후 불길이 잦아들어 생존했다. 사진은 할머니 태미 홈즈 씨와 아이들이 숨을 쉬기 위해 목만 내밀고 있는 모습.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도 함께 피신했다. (ⓒ영국 텔레그라프 웹사이트 동영상 캡처)

호주 태즈메이니아 산불 현장에서 불길을 피해 물속에서 3시간 동안 사투를 벌인 후 생존한 일가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 언론들은 태즈메이니아주 던엘리에 사는 팀 홈즈씨가 불길 속에서 5명의 손자와 부인을 부둣가 아래 물속으로 피신하도록 기지를 발휘해 일가족 전원이 기적적으로 생존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지난 5일 태즈메이니아주에서도 가장 산불 피해가 심했던 던엘리 지역에는 섭씨 45도에 육박하는 폭염과 함께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결국 마을을 집어삼켰고, 홈즈 씨의 집에도 화마가 덮쳤다.

홈즈 씨는 "불길이 토네이도처럼 우리를 향해 돌진하더니 모든 것들이 한순간 화염에 휩싸였다"며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당시 순간을 설명했다.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집에서 뛰쳐나온 홈즈 가족 일행은 주변에 몸을 피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집 근처 부둣가로 달려갔다.

그곳 역시 주변의 불길과 자욱한 연기로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주변이 뜨거워지자 위협을 느껴 결국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고작 2살에서 11살 사이의 손자와 손녀도 함께였다.


홈즈 씨는 "말 그대로 나무로 된 부두 기둥을 붙잡고 버텼다"며 "주변에 자욱한 연기와 불씨 때문에 물속에서 턱만 들고 숨을 겨우 내쉴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아이들의 엄마이자 홈즈 씨의 딸인 보니 워커는 당시 지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즈메이니아주 주도 호바트로 나가있었다. 오후 3시 30분경 자신의 부모님과 5명의 아이들이 산불 현장 속에 고립됐다는 연락을 받았고, 물속에서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들의 사진을 휴대폰을 통해 보게 됐다.

그녀는 "5명의 자녀 모두와 부모님까지 불을 피해 부두 아래 바닷물 속에서 목만 내밀고 있는 사진을 보니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물속에서 버티기를 3시간여, 다행히 불은 잦아들었고 아이들은 안전하게 부모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당시 그들이 부두 아래 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전 세계로 퍼져 외신들과 전 세계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지혜롭고 신속한 대처로 위기의 순간에서 아이들을 구한 할아버지 홈즈 씨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한편 태즈메이니아주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산불이 이어져 지금까지 가옥 130여채가 파괴되고 수천마리의 가축들도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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