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국운용, '중국본토ETF'서 자존심 대결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13.01.08 06:35

벤치마크 운용방식 등 달라, 어디에 투자할까?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중국 A주에 직접 투자하는 '중국본토ETF'(상장지수펀드)를 놓고 한판 경쟁을 벌인다. 순자산 기준 국내 ETF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중국본토 ETF 선발주자인 한국투신운용을 쫓는 구도다.

중국본토ETF는 최근 해외펀드 시장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강세로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올해부터 본격 개화될 해외ETF 시장 선점을 위한 간판상품이 될 수 있어 두 운용사가 자존심을 건 한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운용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국본토ETF인 ‘KODEX FTSE 차이나 A50’에 대한 상품인가를 획득했다. 통상 ETF는 금감원 인가 이후 상장까지 10~15일 정도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KODEX FTSE 차이나 A50’는 이달 21일쯤 거래소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운용은 지난해 11월 29일 ‘KINDEX 중국본토CSI300 (24,330원 ▼205 -0.84%)’을 상장했다. 이 중국본토 ETF는 상장이후 최근까지 일평균 거래량이 34만주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는 해외ETF 중 거래가 가장 많은 삼성운용의 ‘KODEX China H’보다 12배 이상 많은 규모다. 거래가 늘면서 설정초기 1090억원이던 설정액도 최근 1260억원으로 불었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국내 첫 중국본토ETF로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중국 증시가 턴어라운드하면서 설정이후 수익률이 13%를 넘는 등 고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인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KINDEX 중국본토CSI300’ 와 ‘KODEX FTSE 차이나 A50’는 중국 A주에 직접 투자하는 점은 같지만 벤치마크, 운용방식 등 상품구조는 판이하게 다르다. 상품구조가 다른 만큼 운용성과나 안정성 면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상품구조를 면밀히 따져보고 투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KINDEX 중국본토CSI300’는 중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CSI300을 추종하는 것과 달리 ‘KODEX FTSE 차이나 A50’는 FTSE A50가 벤치마크 대상이다. 이 지수는 FTSE가 상해와 심천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시가총액 기준 50개 종목으로 산출한 인덱스다.


FTSE A50은 CSI300보다 종목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다는 게 단점이다. 또 금융주 비중이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금융주 비중이 높아 재무적으로는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김두남 삼성운용 팀장은 “중국에는 아직도 재무적으로 투명성이 떨어지는 기업이 많아 지수 편입종목이라도 부도 등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다”며 “FTSE A50은 금융주 비중이 높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것으로 인식돼 거래가 더 많다”고 말했다.

운용방식도 차이가 난다. ‘KODEX FTSE 차이나 A50’는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FTSE A50지수선물로 헤지를 하지만 ‘KINDEX 중국본토CSI300’는 중국 A주 관련 ETF를 차입하는 방식으로 헤지한다. 이 같은 운용방식의 차이로 ‘KINDEX 중국본토CSI300’는 기초자산 가격 대비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단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비싸게 주식을 거래하는 것이다.

운용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총 보수는 ‘KODEX FTSE 차이나 A50’가 연 0.99%로 ‘KINDEX 중국본토CSI300’(연 0.7%)보다 0.22%포인트 비싸다.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KINDEX 중국본토CSI300’가 유리한 셈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부장은 "중국의 내수확대와 글로벌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금융주 비중이 높은 FTSE 차이나 A50이 유리하지만 장기 안정적으로는 다양성이 있는 CSI300의 전망이 밝다"며 "지수 특성이 차이가 큰 만큼 투자자는 자금성격 등을 고려해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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