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서 승리하는 딸이 '왕권' 차지'?

머니위크 김진욱 기자 | 2013.01.10 09:41

[머니위크]대상家 '딸의 대권' 시작됐다/ 장녀 세령씨, 경영일선 뛰어들어 동생 상민씨와 '선의의 경쟁'

'아버지의 이름으로…'. 대상그룹에서 딸들의 '대권' 도전이 가시화됐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장녀인 임세령씨(36)는 최근 그룹 주력계열사인 대상의 식품사업총괄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임명돼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대상의 대표 브랜드인 '청정원'에 대한 관리를 총괄하는 자리다.

앞서 대상그룹은 지난해 10월 임 회장의 차녀인 상민씨(33)를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부장)에 임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두 딸이 나란히 그룹 경영의 핵심권역에 포진하며 치열한 후계경쟁을 벌이게 됐다. 대상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장녀' 세령씨, 청정원 브랜드관리 총괄

지난해 12월3일부터 대상 본사에 출근하고 있는 임 상무는 대상의 식품사업분야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기획·마케팅·디자인 등을 총괄하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 부인이기도 한 임 상무는 1977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1998년 이재용 부회장과 결혼했지만 2009년 결별했고 이후 줄곧 육아에만 전념하다 2010년부터 그룹 내 외식프랜차이즈 계열사인 대상HS 대표로 재직 중이다.

그러나 임 상무는 아직 이렇다 할 경영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지난 2009년 11월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터치 오브 스파이스'(Touch of Spice)를 론칭하며 경영자로서의 야심찬 행보를 보였지만 해당 브랜드는 폐점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터치오브 스파이스' 1호점을 서울 종로에 내면서 향후 5년 이내에 50개 매장을 열겠다는 구상을 발표했지만 이미 열었던 3개 매장 중 2개 매장(명동점과 대구롯데백화점)이 실적저하로 폐점했기 때문이다.
 
◆'차녀' 상민씨, 신사업 프로젝트 담당


임 상무의 동생인 임상민 부장 역시 이제 막 경영일선에 뛰어든 케이스다. 2003년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임 부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뉴욕에 있는 디자인학교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2009년 대상그룹에 차장으로 입사해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10년 8월 회사를 휴직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로 유학을 떠나 MBA 학위를 받았고 최근 복귀했다. 임 부장은 이제 대상그룹이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됐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임세령 상무는 그동안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특별한 재능을 보여왔고 브랜드와 제품 마케팅 활동에도 관심을 많이 가졌다"며 "그룹의 차별화 전략에 맞춰 대표 브랜드인 '청정원'을 총괄하면서 제품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임상민 부장은 이미 2009년 대상에 차장으로 입사해 실무능력을 발휘한 만큼 향후 그룹 경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세밀히 잘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안팎에선 임 회장의 두 딸이 당분간 각자 맡은 분야에서 내공을 쌓으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한다. 임 상무가 대상의 주력사업인 식품 부문을 총괄하고 임 부장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기획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경영자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실 세령씨가 최근 인사를 통해 그룹내 주요보직을 맡기 전만 해도 재계에선 상민씨가 '후계자'로 낙점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분구도만 놓고 봐도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은 언니 세령씨(19.9%)보다 동생 상민씨(37.42%·우선주 포함)가 더 많다. 하지만 세령씨가 그룹내 중책을 맡게 됨에 따라 향후 지주사 지분구도에 대한 변화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한편 대상홀딩스는 두 딸 외에 임 회장이 2.89%, 임 회장의 부인인 박현주씨가 2.8%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