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줄기세포가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 전환점이다

머니투데이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이사 | 2013.01.07 06:00
전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기존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미래 먹거리인 신성장동력을 찾아내고 이를 육성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국가들이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바이오'다.

바이오 부문은 지난 10년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며 이제는 우리 생활과 떼래야 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 평균 수명 연장과 더불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 가치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산업적 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줄기세포 분야다. 줄기세포는 활발한 연구와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선두권에서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줄기세포는 기능이 정해지지 않은 원시세포여서 분화를 통해 특정 세포로 변할 수 있다. 스스로 복제를 통해 증식하며 손상된 조직이나 장기도 복원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징에 주목해 10여 년 전부터 줄기세포를 이용해 기존 치료법으로 고칠 수 없는 난치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지금까지 공식 연구 개발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허가를 받아 세상에 나온 줄기세포 의약품은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관절염, 심근경색, 크론성 누공 치료제와 미국 기업이 개발해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 허가받은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 등 단 4개뿐이다.

줄기세포 의약품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정식으로 사용 가능한 범위가 매우 좁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는 이 시장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연구뿐 아니라 이미 수백 개의 줄기세포 의약품들이 세계 각국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 융합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물론 줄기세포가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몇몇 난치병에 대해서는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우선 가장 유력한 분야는 뇌신경계 질환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파킨슨병, 뇌졸중, 루게릭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뿐 아니라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 자폐증에 이르는 신경정신과적 질환에 이르기까지 많은 뇌신경계 질환들은 아직도 그 원인이나 근본적인 치료법이 확실하지 않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세계 유명 대형 제약사들이 수십 년간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 치료제들은 대부분 화학물질이나 단백질을 원료로 병의 여러 원인 중 한 포인트만 바로잡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성공 단계라고 할 수 없다. 이런 병들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원료로 이용하면 다르다.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해 병의 원인이 되는 복잡한 포인트를 한꺼번에 잡아 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치료는 현재 동물실험뿐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도 우리나라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치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주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뿐 아니라 심혈 질환이나 간, 당뇨, 관절염, 면역질환 등 많은 질병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제도 개발 중이므로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

다만 줄기세포 치료제는 각각의 질병에 대해 확실한 치료 기전과 안전성, 효능이 입증 돼야만 실제 치료제로 쓸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10년은 그동안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임상시험을 거친 새로운 치료제가 세상에 나오고, 동시에 또 다른 새 연구가 진행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미래 의학에서 줄기세포가 차지할 비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꾸준한 연구와 정부 지원을 통한 경쟁력 향상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줄기세포 치료제가 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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