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상속받았는데, 10년밖에 못산다면?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 2013.01.05 06:00

[줄리아 투자노트]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결심을 한다. 어떤 결심을 하든 자유다. 다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새해 결심에 대해 지금까지 읽었던 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도움이 됐던 조언을 소개한다. 이미 새해 결심을 세웠더라도 앞으로 1년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글의 제목은 '최고의 새해 결심? 그만둘 일 목록 정하기'이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를 저술한 짐 콜린스가 지난 2003년 12월30일에 USA투데이에 기고한 글이다.

콜린스가 20대 중반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 다닐 때 일이다. 그는 로첼 마이어스 교수의 창의성과 혁신이란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어느 날 로첼 교수가 콜린스의 광폭할 정도로 빠른 업무 속도를 지적하며 "짐, 당신은 다소 규율이 없는 사람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선천적으로 에너지가 넘쳐 규율이 부족한 것 같은데 그러면 규율이 잡힌 인생이 아니라 바쁜 인생을 살게 될 뿐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콜린스에게 200-10 원칙을 알려줬다. 내일 두 통의 전화가 걸려 오는데 한 통은 200억원을 아무 조건 없이 유산으로 상속 받게 됐다는 소식이고 다른 한 통은 불치의 병에 걸려 앞으로 딱 10년밖에 못 산다는 통보이다. (원문은 20-10 원칙이고 2000만달러를 유산 받는다는 내용이지만 한국 실정에 맞게 200-10 원칙과 200억달러로 고쳤다.) 이같은 내용의 전화 2통을 받는다면 당신은 당장 무엇부터 그만둘 것인가. 이것이 200-10 원칙이다.

로첼 교수의 이같은 조언은 콜린스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고 그 때부터 콜린스는 매년 새해가 되면 올해 하지 말아야 할 일, 그만둬야 할 일 목록을 만든다고 밝혔다.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쓰기 위해 연구하는 과정에서도 평범한 기업을 탁월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촉매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아니라 무엇을 그만둘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대표적인 예가 '크리넥스'라는 미용티슈 브랜드로 유명한 킴벌리-클락의 최고경영자(CEO) 다윈 스미스가 내린 결정이다. 어느 날 스미스가 식도암에 걸려 부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암에 걸리고 나니 한 가지 배운 게 있어요. 팔에 암 세포가 자라고 있으면 팔을 잘라내야 한다는 거요. 그래서 결정했어요. 제지사업을 팔기로 말이오."

당시 킴벌리-클락의 매출 상당 부분은 제지사업에서 나왔다. 하지만 스미스는 제지사업에 열정을 갖고 있는가, 제지사업을 세계 최고로 잘 할 수 있는가, 제지사업이 경제적 성장엔진이 될 수 있는가라는 3가지 질문을 던진 뒤 모두 아니라는 대답이 나오자 미련 없이 100년의 역사를 지닌 제지사업을 매각했다.

콜린스는 매년 새해를 맞을 때마다 각자 그만 둬야 할 일 목록을 만들어보라고 제안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진정으로 열정을 갖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재능을 타고 났다고 생각되는 일은 무엇인가. 나를 경제적으로 먹여 살려주는 일은 무엇인가. 이 3가지가 모두 겹친다면 그야말로 행운아다.

이 3가지가 겹치지 않더라도 이 3가지에 쏟는 시간이 전체 시간의 50%가 안 된다면 당신은 지금 당장 그만 둬야 할 일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위대한 인생은 무엇인가를 더하는 데서 출발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제거하고 남은 단순한 데서 출발한다. 꾸밈이 많지 않은 단순한 집, 번잡하지 않은 단순한 스케줄, 일을 처리하는 단순한 틀.

로첼 교수는 콜린스에게 "당신의 인생을 창의적인 예술작품으로 만들라"고 말해줬다고 한다. 예술작품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꼭 필요하고 맞는 부분만을 남긴 정수이다.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규율과 절제야말로 인생을 위대한 작품으로 구별시키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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