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5000원" 전국서 제일 비싼 세종시, 이유가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3.01.02 17:34

첫마을 1층상권 월 300~400만원에 보증금 따로, 가맹점 예비창업자들 발길 돌려

지난 9월 공사가 한창인 세종시 현장. (세종=뉴스1) 허경 기자

#. 대기업 임원에서 명예퇴직한 김현구씨(가명)는 '인생 2막'을 고민하게 됐다. 수억원의 퇴직금이 수중에 있지만 마땅한 기술이 없어 고민하던 중 프랜차이즈 창업을 계획하게 됐다.

하지만 서울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정부가 모범거래기준으로 점포 거리제한을 둬 새 입지를 찾기가 미로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신(新)개척지로 세종시를 떠올렸다. 아직 '블루오션'일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막상 현실은 달랐다. 문제는 너무 높은 임대료였다. 김씨는 "언젠가 '제2의 과천'이 될 거란 장밋빛 청사진은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에는 세종시 내 가맹사업을 상담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한 달에 수십 명에 달한다. 지방 상권 중 가장 많은 상담이 이뤄지는 것이다.

제빵 프랜차이즈는 지난 4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을 적용받아 점포간 500m 거리제한이 생겼다. 때문에 수도권 웬만한 입지에서는 새 점포를 내기 어렵다. 기존 점포를 인수하려면 적지 않은 권리금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그래서 기회선점을 노리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이 눈 돌리고 있는 곳이 세종시다. 파리바게뜨는 세종시에 지난해 3월(세종퍼스트점)과 7월(세종한솔) 두개 가맹점을 열었다.

그러나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그나마 상권이 조성된 첫마을 단지만 벗어나면 아직 외지거나 공사판이어서 새 점포 입지를 찾기 힘들다"며 "그나마 있는 상권에서도 유명 1등 브랜드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엔 아직 태부족인 현실이란 얘기다.


제빵업계 2위 뚜레쥬르의 경우 아직 세종시에 매장이 한곳도 없다. 뚜레쥬르 관계자 역시 "가맹점 희망 수요는 있지만 현재 세종시 임대료가 높은 게 한계점"이라고 말했다.

첫마을 상권 1층의 임대료 수준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상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자장면 가격이 5000원으로 전국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높은 입찰 경쟁에서 고가에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높은 임대료를 요구한 탓이다.

함께 모범거래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피자·치킨 업계 1위인 미스터피자와 BBQ치킨도 지난해말 첫마을에 각각 1호점만 열었다.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3개씩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매장 오픈 이후 세종시에서 외식 상권이 아직 자리잡히지 않은 상황이라 매장 매출은 전체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세종시 발전에 힘입어 추가적인 성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구매력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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