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악덕 '가짜약'에 아프리카 피눈물

머니투데이 하세린 국제경제부 인턴기자 | 2012.12.27 07:20

영국 가디언 "위조 약품에 아프리카 질병 관리체계 망가져"

▲ 대표적 말라리아 예방약의 하나인 말라론. (ⓒ구글)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된 위조 약품이 아프리카에 대거 유통되면서 질병에 걸린 아프리카인들이 가짜 약 복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아시아에서 수입되는 위조 약품 때문에 아프리카 질병 관리 체계가 엉망이 돼가고 있다"는 국제 보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의 보건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아프리카의 느슨한 세관과 중국의 소홀한 관리·감독이 합쳐져 아프리카가 악덕 위조 약품 제조자들의 놀이터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무런 유효 성분이 담겨 있지 않은 '가짜 약'을 파는 식이다.

아프리카 정부관리들의 비형식적인 일처리로 인해 실상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구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유통되는 말라리아 약의 약 3분의 1정도가 말 그대로 '가짜'이거나 조악한 품질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기구인 미국 약전(藥典)협의회가 추정하는 전 세계 위조 말라리아 약 시장은 연간 460억파운드(약 80조원)에 이른다.

이러한 '가짜 약'의 대부분은 중국과 인도에서 온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독립 연구 기관인 전미외교협회(CFR)의 선임 연구원인 로리 가렛에 따르면 "이 (위조 약품 복용) 결과로 아프리카에서 숨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여기에 중국이 상당한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프리카 위조 약품 사태의 심각성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아프리카에 이러한 '가짜 약'이 대거 유통되는 것은 정부, 비정부기구(NGO) 그리고 제약 회사들의 이익이 서로 깊이 개입돼 있기 때문이다.

위조 약품 복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사망자 숫자만이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이러한 약품이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 이후 설사 '진짜 약'을 복용하더라도 약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위조 의약품 퇴치와 의약품 품질 관리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사빈 코프는 "위조 의약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규제를 실행할 수 있는 당국과 유통 체계와의 협력, 그리고 정부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현재 이 중 어떤 요소도 찾아볼 수가 없는 형편이다.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 '가짜 약'을 팔아 거대한 이윤을 남기는 기업들에게 아픈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행위는 관심 밖이라고 가디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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