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지갑' 가격으로 녹여라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3.01.11 10:07

[머니위크 커버]저성장시대 족집게 재테크/ 창업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저렴한 매스티지 아이템 유망… 타깃층 정해 '단골' 확보해야

지난해 자영업시장은 한마디로 추락하는 비행기였다. 장기간의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베이비부머들의 창업 열풍에 따른 시장경쟁 심화, 이 두개의 간격이 벌려 놓은 위기의 골은 생각보다 깊었다.

그렇다면 올해는 나아질까. 전문가들은 올해 자영업시장 역시 내수경기 침체의 늪에서 쉽사리 헤어나올 수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만큼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안정 창업' 선호 현상 뚜렷

소비자들의 지갑이 얼어있는 상황에선 섣부른 투자보다 소자본으로 창업해 위험 리스크를 줄이는 편이 현명하다. 실제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2억원대였던 평균 창업비용이 몇년만에 1억원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1년 전부터 6000만원선에서 창업할 수 있는 소규모·소자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크게 각광받고 있다. 소규모·소자본 창업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창업전문가들은 6000만∼1억3000만원대의 자금으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적은 금액은 리스크가 줄어든 만큼 성공기회 역시 줄어들 소지가 있다.

개인의 상황에 맞게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가격 대비 최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비용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창업비용을 줄이는 것 외에도 특정 고객층을 집중 공략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만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테이크아웃 죽 전문점 '미니(mini) 맛깔참죽'과 컵밥 테이크아웃 전문점인 '오니와뽕스밥'등이 있다. 저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병원상권과 주변 주택상권, 오피스텔까지 다양하게 입점이 가능해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안정 창업'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수익성 중심의 '리스크관리형' 창업

"네 자신을 알라."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묵직한 한마디는 저성장시대 창업시장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양한 강연에서 예비창업자들에게 투자금 대비 예상 기대수익률을 물었더니 대부분 '3~4%'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실제 수익률은 1.4~2.3%에 불과하다.

수익률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창업 실패로 이어지는 주요인이 된다. 또 위험수준의 투자 확대로 이어져 리스크를 키우거나 과도한 고정비용 확대로 폐업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초기 창업비용에 얽매여 고정비용을 놓친다. 크게 매장 임대료, 원부자재, 인건비, 세금 등으로 구성된 고정비용의 증가는 매장 운영에 있어 암세포와 같다. 기본적인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높은 매출을 기록하더라도 실수익률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고정비용을 줄이려면 어떤 아이템을 선택해야 할까. 지난해 크게 주목받았던 '리스크관리형 창업'이 저성장시대에도 그 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관리형 창업'이란 인건비, 원부자재 등 고정비용을 최소화시켜 수익률을 대폭 개선한 창업을 뜻한다.

리스크관리형 아이템으로는 세계맥주할인전문점 '쿨럭' 또는 '와바', '치어스' 등 호프주점을 들 수 있다. 수익률을 높이고 운영시스템을 전산화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다.

2012 제27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예비창업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_류승희 기자


◆합리적 가격 중심의 '브랜드 충성형' 창업

저성장시대에는 소비자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이처럼 소비자의 구매력이 약화됐을 때에는 '매스티지'(Masstige)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것이 좋다. '합리적인 소비'를 뜻하는 매스티지 아이템은 저렴한 가격에 고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관통하며 인기 창업아이템으로 꼽힌다.

치킨 한마리를 4900원에 판매하는 '화통치킨' 또는 치킨을 무게로 재 금액을 책정하는 '무게로치킨' 등이 대표적인 매스티지 아이템이다. 이들은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치킨을 맛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다른 매스티지 전략으로 가장 크게 성장한 브랜드로는 '다이소'가 있다. 다이소는 몇백종의 다양한 상품을 1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획기적인 구성으로 굴지의 유통 매장으로 성장했다. 다이소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매스티지 전략으로 확보된 충성고객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 브랜드로 이동하지 않고 높은 충성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유기농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무공이네' 역시 온라인과 결합한 오프라인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충성고객으로 수익을 높이고 있다.

이 전략은 다른 창업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소비자는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한 지역 매장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간판에 새겨진 브랜드에 충성한다. 즉, 매장의 브랜드인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고정고객은 물론 신규고객을 확보하기에 유리한 것이다. 이는 개인창업보다 브랜드 중심의 프랜차이즈창업이 월등히 유리하다는 것을 뜻한다.
 
◆아동·여성·실버… 고정고객 중심 창업

추어탕전문점 '춘향골 남원추어탕' 묵동점은 오직 40~50대 남성을 주고객층으로 공략해 9000만원대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대한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열 올리는 기존 창업 아이템과 상당히 다른 형태다.

또 샤브샤브 전문브랜드인 '채선당'과 단일메뉴인 설렁탕으로 창업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한촌설렁탕' 역시 시간대별로 주고객층이 특화돼 있어 '고정고객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는 아이템들이다.

이처럼 저성장시대의 창업시장은 전연령대를 공략하는 중구난방식 아이템보다 명확한 고객층을 충실히 공략하는 '고정고객 중심 창업'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 연령대를 공략하는 아이템의 경우 주타깃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콘셉트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힘들다. 이 같은 아이템은 매장 입지 선정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아동·청년·실버 등 연령대별로 주 활동범위와 동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해당고객들의 활동반경만 확인하면 손쉽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삼계탕전문점은 계절을 타긴 하지만 고정고객층이 확실해 폐점률이 매우 낮은 업종에 속한다. 삼계탕전문점 '내림손 삼계탕'은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반계탕 메뉴를 선보였다. 반계탕은 절반 가격으로 삼계탕을 먹을 수 있어 오피스상권을 중심으로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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