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경매에서 '60억' 더 받은 주택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2.12.26 11:17

부동산경기 침체 속 올 아파트 경매물건 사상최다… 공장·주유소 등도 줄줄이

↑감정가 228억원으로 역대 단독주택 경매사상 최고액인 287억원에 낙찰된 도산공원 인근에 위치한 강남구 신사동 소재 지하1층 지상2층 단독주택 전경 ⓒ사진=지지옥션 제공
 올해 부동산시장 침체와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경매에 부쳐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물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매수심리 실종으로 낙찰가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강세 속에 최고가 주유소가 경매 나오기도 했고 유럽발 금융위기에 소비가 부진해진 탓에 공장도 휘청이며 역대 최고가 공장이 경매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6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올해 경매 진행된 아파트 건수는 총 3만457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 회사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다.

 ◇'부동산 침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직격탄
 월별로 보면 주택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얼어붙었고 경기침체로 가계대출상환 능력이 악화돼 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9월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은 월별 최고치인 3300건을 넘겼고 지난달엔 3400건으로 집계되며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낙찰가율은 크게 하락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74.3%로 2001년 조사 이래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80.5%보다 6.2.%포인트 낮아졌고 가장 낮았던 2004년 78.5% 보다도 4.2%포인트 낮다.

 특히 85㎡(이하 전용면적)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평균낙찰가율이 70.1%로,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낙찰가율 80.6%보다 10.5%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경매에 나온 아파트 중 가장 감정가가 높았던 곳은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지난 6월 구속 수감된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이다. 대지(99㎡) 감정가격 25억8000만원, 건물(전용면적 244㎡) 34억2000만원 등 총 60억원으로 평가됐다.

 가수 조영남, 탤런트 한채영 등이 사는 아파트 단지로, 지난 4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올해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기도 했다. 한번 유찰 돼 최저가가 48억원까지 떨어진 후 입찰을 앞두고 있다.

 단독주택 낙찰가도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감정가 228억원으로 책정된 도산공원 인근에 위치한 강남구 신사동 소재 지하 1층~지상 2층 단독주택은 한 명품핸드백 제조회사가 지난 3월 감정가의 125%인 287억원에 낙찰받았다.

 인근지역이 상업시설로 개발돼 주택을 낙찰 받아 업무상업시설로 용도 변경을 해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경매에 나왔던 전체 부동산 물건 중 감정가가 가장 높았던 물건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버원메디컬리조트' 건물이다. 단일 용도 물건 중에는 역대 최고가다.

 국내 최대 치과네트워크인 예치과네트워크가 투자한 이 빌딩은 지하 5~지상 17층 규모로 토지는 545억원, 건물은 393억원이다. 1회 유찰된 후 한 자산유동화 회사가 감정가의 88.4%인 830억원에 낙찰 받았다.

 ◇경기불황에 주유소·공장도 줄줄이 경매行
 경기불황으로 공장도 경매에 줄줄이 나왔다. 올해는 유럽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수출과 내수가 막히고 금융기관이 대출을 옥죄면서 경매시장에 대형 공장이 봇물을 이뤘다.

 특히 조선, 철강과 같은 대형공장이 경매로 많이 나왔다.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감정가 30억 이상의 공장경매 물건수는 1539건으로 2000년 조사가 된 이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경매에 부쳐진 공장 가운데 최고인 687억6571만원의 감정가가 책정된 전남 영광군 홍농읍 칠곡리 TKS조선소 전경 ⓒ사진=지지옥션 제공
 올해 가장 감정가가 컸던 공장은 전남 영광군 홍농읍 칠곡리 TKS조선소다. 칠곡농공단지내의 공장 부지 2만8173㎡와 공장 건물 165㎡뿐 아니라 수십억원에 이르는 선박 관련 기계기구가 포함돼 감정가가 무려 684억6571만원에 달했다. 경매에 나와도 수차례 유찰돼 지난해 3월 첫 경매 이후 유찰돼 최저가가 감정가의 21%인 143억원까지 떨어졌다.

 올들어 유가가 최고치를 갱신했던 가운데 주유소 경매 진행건수도 급증했다. 지난 2007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주유소 경매진행건수가 이후 매년 증가하다 올해 47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스무 건 안팎을 유지하던 서울 등 수도권 주유소 경매건수도 2007년 이후 매년 두 배씩 증가해 올해는 처음으로 180건을 넘었다.

 역대 최고 감정가의 주유소도 경매에 나왔다. 강동구 천호동에 소재한 주유소로, 감정가는 127억6900만원이다. 토지면적 1009㎡에 사무시설과 4만ℓ 용량의 탱크시설 4개, 1만ℓ 용량의 탱크시설 1개와 주유기 9대를 갖췄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는 경기의 바로미터로서 올해는 특히 경매시장에 잘 나오지 않았던 고가의 아파트와 건물, 대형공장, 주유소 등 특이 물건이 눈에 많이 띄였다"며 "부동산 시장의 회복 시점과 속도에 따라 이 많은 경매물건의 소진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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