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비주류' 서강학맥, 하루아침에 '금됐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12.12.20 14:34

[박근혜 대통령 시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자본시장의 심장부 여의도 증권가에서 ‘서강학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여의도에서 비주류에 속했던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맞아 약진하면서 고려대 등이 주도했던 기존 금융투자업계 인맥지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서강대는 정원이 많지 않지만. '서강학파'로 상징되듯 경제 경영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강한 학맥을 구축하고 있어 금융투자업계 곳곳에도 다수의 서강대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여의도 금값 된 ‘서강학맥’

대선 이후 여의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들은 박 당선인(전자공학 70학번)이 졸업한 서강대 출신들이다. 그동안 업계 내 비주류로 불리던 서강대 출신 금투인들이 박정희 정권 당시 경제개발을 주도한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관료들인 서강학파처럼 전성기를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유성 티스톤 회장
↑이강행 한국투자증권 부사장
우선 은행, 증권을 포함한 범금융권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서강대 출신 모임은 서강대금융인회(서금회)다.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자문사 등의 팀장급 이상 서강대 출신들이 모여 2007년 조직했다. 참석 인원은 200명 가량이다.

박지우(정치외교 75) KB국민카드 부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고, 정은상 GS자산운용 CMO(사학과 81)가 총무를 맡고 있다. 이강행 한국투자증권 부사장(경제학과 79) 등이 포진해 있다.

2011년 만들어진 범서강대 동문모임인 '서강바른포럼'의 산하 지회격인 '서강바른금융인포럼'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덕훈(수학 67) 전 우리은행장이 명예 고문을, 이상돈(경제학 73)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서강대 금융인맥의 좌장격으로 산은금융그룹 회장을 역임한 민유성(경영학 74) 티스톤 회장 등 거물급이 참여하고 있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
서강대 출신의 젊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안수웅 LIG투자증권 상무(경제학 84)를 중심으로 80여명 가량이 모임을 갖고 있다.

서강대 출신의 금투업계 CEO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경영학 73)은 대형 증권사 CEO 중에서는 유일한 서강대 출신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경제학), 이정철 하이자산운용 대표(무역학), 조철희 유진자산운용 대표(경제학), 윤석민 현대스위스자산운용대표(경영학) 등 자산운용 및 자문업계에서 다수의 서강대 출신 CEO들이 포진해있다.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되는 금투인

박 당선인의 대선캠프에서 활약한 금투인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다. 최 전 대표는 조달청장 등을 역임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올해 초까지 현대증권 대표를 지냈다. 금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후 박 캠프에 합류했다.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정한기 전 유진자산운용 대표 등도 박 당선인의 캠프에서 활동했다.

2007년 대선당시 박 당선인의 경제 공약인 '줄푸세'(세금줄이고, 규제풀고, 법질서 세우기)를 만든 주인공으로 알려진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 겸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이 KTB투자증권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박 당선인의 대선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소속된 일부 인사들이 증권사 사외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중도사임했고, 서강대 출신인 박진규 한국개발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만이 대우증권 선임사외이사를 계속 맡고 있다.

서강대 출신의 한 증권사 임원은 “금투업계 서강대 모임이 그동안 다른 대학출신 모임과 달리 조직적으로 활동하기 보다는 친목모임 형태에 가까웠다”며 “이번 대선을 계기로 그나마 참여인원도 늘아나고 조직력을 갖추기 시작한 단계”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금투업계에서 서강대 학맥이 이전에 비해 약진하겠지만, 여전히 졸업생수 등으로 인한 한계를 갖고 있다”며 “실제적으로 정책 등에 관한 영향력은 오랫동안 박 당선인의 캠프나 친박진영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다른 대학 출신들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금투업계에서는 박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시절 바쁜 유세 일정에도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를 3차례나 방문할 정도로 금투업계에 관심을 보인 때문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균형감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경제민주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향후 업계의 발등의 불인 자본시장법 개정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2. 2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
  3. 3 "두 번의 임신 빌미로 금전 요구"…허웅, 전 여친 고소한 이유
  4. 4 '유튜버 한선월' 이해른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향년 32세
  5. 5 "바퀴 없으니 잘 닦여" 주부들 입소문…물걸레 로봇청소기 1위 기업의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