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60만원 대박 문구점, "아이들 카드주며…"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2.12.09 10:00

[머니위크]주택가 상권 분석/ 포인트 적립·신상품 홍보문자로 서비스 차별화

보통 상권은 창업 초기 매장을 얻기 위한 조사로 한정되는데, 이는 상권과 입지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상권과 입지 데이터 속에는 고객정보, 경쟁자 정보, 구매 행동 정보 등이 담겨 있어 경영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소매·외식업 창업에서 상권은 사업 성패를 좌우하며, 총 투자비의 50~70% 이상이 점포 구입에 투입돼 그 중요성은 더욱 높다.

최근 사업성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매장을 구입해 실패하는 창업자가 많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상권 특성을 잘 활용하면 성공할 확률도 높다는 방증이다.

상권은 크게 중심번화가(역세권), 오피스, 주택가, 대학가, 특수 상권 등으로 나뉘는데 최근 구입 부담이 다소 낮은 주택가 상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가 상권의 경우 타깃 고객이 타 상권과 완전히 다르고, 적합한 업종과 경영전략도 판이하다.


◆동네 대형음식점, 상품력으로 승부

주택가 상권은 일반 주택가 상권과 아파트단지 상권, 복합 상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아파트단지는 일반 주택단지보다 면적당 주거인구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주택가에서는 시장 입구나 은행 등 관공서 밀집지역, 버스정류장 및 지하철과 연계된 역세권, 주택가를 잇는 동선 등이 A급지로 분류된다.

주택가 상권에서는 생활밀착형 업종이 유망하다. 예컨대 대형음식점, 슈퍼마켓, 반찬전문점, 세탁편의점, 유기농식품판매점, 중화요리배달전문점, 유아동 대상의 학원업, 피트니스클럽 등은 주택가 상권과 어울리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김혜현씨(45)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신내택지개발지구가 한창 개발되던 2006년부터 샤브샤브전문점 '채선당' 신내점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 유출입이 적은 전형적인 주택가 항아리 상권에 입점해 있다. 유동인구가 적은 것은 매출 부진의 이유일 수 있지만, 김씨의 '배려 서비스'가 주부에게 어필해 월 평균 85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씨 매장 인근에는 초·중·고교가 다수 존재하며, 서너개의 대형교회가 있어 주부들의 각종 모임이 열린다. 또 한가지는 건물 내 볼링, 골프, 사우나, 쇼핑시설 등 주부들 편의시설이 있는 점도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주택가 상권특성상 단골 중에는 주부가 많다. 고객을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독특한 인사법과 별도로 요구하지 않아도 고객 취향에 맞춰 군만두와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제공하는 김씨의 서비스가 어필한 덕분이다.

아파트 및 주택단지의 경우 주부가 핵심고객층이다. 평일 잦은 단체모임과 주말·공휴일 외식 수요, 생활용품부터 식료품 구입까지 모든 구매가 주부의 손에서 결정된다. 주부들은 호기심이 많아 첫 방문은 쉽게 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들을 단골로 만들기는 힘이 든다. 따라서 주부를 단골로 확보하려면 값보다는 높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메스티지 전략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이다. 외식업이라면 맛과 인테리어, 서비스 등 복합요소로 어필하고 판매업이라면 품질과 가격이 주부의 기준에 부합돼야 한다.

주부 대상 마케팅으로는 '입소문 마케팅'이 주효하다. 상품력만 확보되면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방문을 이끌 수 있다. 이외에도 매장의 청결과 정리·정돈, 화장실 위생 상태 등에 세심함을 더한다면 성공할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동네 골목상권 내 판매업


동네 골목상권 내에서는 '편의점'과 '유기농식품판매점', '팬시문구점' 등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업종들은 외식업보다 노동 강도가 낮고, 재고 부담이 적다는 장점과 함께 주문상품 배달 등 '지역밀착 서비스'를 가미한 스마트 판매업으로 분류된다.

유기농식품판매점의 경우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취급하지 않는 유기농 식품을 판매해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바른 먹거리, 고품질 식자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유망한 업종으로 부상했다.

유기농판매점 '해가온'은 유기농 쌀과 잡곡, 친환경 채소, 과일 등 순수 유기·친환경 식품 2000여종을 취급·판매하고 있다. 최근 이곳은 원스톱 쇼핑 개념을 도입해 유기농과 관련된 식품 외에 와인전문업체·육류판매점과도 제휴해 매장 내 와인 숍과 육류 바를 둬 프리미엄급 와인과 A+등급 한우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밀착 서비스의 일환으로 배달인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해가온 연희점의 경우 친환경·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점포가 경쟁을 벌이지만 매출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육과 와인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해 원스톱 쇼핑을 구현했고 국내와 해외에서 인증받은 상품력이 인정을 받은 덕분이다.

또 다른 유기농판매점 '초록마을'은 총 2500여가지의 국내 친환경 유기농식품의 유통을 통해 먹거리에 대한 수준이 높아진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순수 국내산 친환경 인증식품만을 판매해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있다.

주택가 매장 방문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은 효과적인 프로모션 전략이다. 마일리지 적립카드나 방문 할인쿠폰 등은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한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해 생일파티, 입학 및 졸업 기념일 등에 축하인사를 발송하고 기념일에는 꽃이나 생일케이크를 증정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지난 2010년 2월 팬시문구 복합매장을 창업한 나한욱씨(42)는 하루 평균 6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반경 1km 내에 5여개의 문구점이 경쟁하고 있지만 회원적립카드를 통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흔히 아이들에게 잘 나가는 인기 캐릭터 문구 상품을 분석해 그것들을 위주로 키가 낮은 아이들의 눈에 잘 띄도록 매장 곳곳에 상품을 직접 비치했다. 캐릭터 문구제품이나 완구류도 유행이 있기에 매달 인기상품에 대한 분석을 놓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픈 초기 매장 앞에 위치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매장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캐릭터의 인기 문구상품군을 매장 앞쪽으로 진열해 최대한 구매력을 높였다. 나씨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매장 앞에 위치한 초등학교와 근처 중·고등학교의 학기 중에는 하루도 쉬지 않았던 데 있다. 이는 언제나 열려있는 팬시점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나씨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나씨는 주타깃 층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객적립카드를 발급, 500원짜리 문구를 사더라도 10% 포인트를 적립하는 서비스를 제공,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객의 DB를 구축해 생일축하 메시지나 신상품 관련 홍보문자를 발송,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나씨는 "동네 장사다 보니 단골고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매장을 찾을 때마다 신상품을 소개하고 아이들에게 맞는 아동용품이나 예쁜 학용품들을 자세히 설명해준다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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