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미래 성장동력 '블루골드산업'

머니투데이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 2012.11.30 07:07
 지구촌은 위기의 연속이다. 위기요인과 모습도 다양하다. 전쟁과 테러, 인종분쟁, 기아는 전통적인 위기고 암이나 에이즈,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 등 예전에 없던 각종 질병은 현대인의 건강과 목숨을 노리고 있다.

 최근 미국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경제위기는 전세계로 확산돼 각국은 위기극복을 위해 지혜를 짜내지만 서민들의 안정된 삶은 어느 나라에서든 위협받고 있다.

 전쟁이나 질병, 경제적 위기 같은 위험요인은 첨단과학 발달과 세계적 공조로 언젠가는 제어되고 개선된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위험하고 지속적이며 제어하기 어려운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의 거대화에 있다.

 세계 각국은 가뭄과 홍수의 교차적 맹폭에 속수무책이다. 특히 지난해 태국에서 발생한 초대형 홍수는 국토의 70%가 물에 잠기는 등 치명적인 피해를 남겼다. 수도 방콕을 가르는 차오프라야강의 범람은 인근 산업시설까지 마비시켜 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을 줬다. 800명 이상의 인명이 희생됐고 52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유엔 국제재해경감전략기구(UNISDR)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총 302건의 자연재해로 3660억달러(약 400조원)의 재산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굳이 2009년 유엔 세계물개발보고서의 경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전세계가 물로 인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시급하고도 현명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산업혁명 이래 현대문명은 석유를 기반으로 한 화석에너지가 그 동력을 제공했다. 물론 현재도 석유의 가치는 건재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개발 예정인 셰일가스나 원자력, 풍력, 조력, 태양광 등 각종 신재생에너지가 생산되기 시작해 '블랙골드'의 위력은 사양길에 접어든 느낌이다.

 이에 반해 '블루골드'로 불리는 물산업의 가치와 위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물전문 리서치기관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약 500조원에 달하고 2016년에는 약 700조원, 2025년엔 약 1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방대한 시장은 한계에 부딪친 우리 경제가 집중적으로 지향해야 할 블루오션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막대한 수자원을 추가 확보하고 홍수와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생태계 보전과 수질복원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IT(정보기술)를 접목해 이른바 '한국형 수자원 관리기술'을 창출했다. 우린 이 신병기를 갖고 거대한 세계 수자원시장에 도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세계는 지금 태국에서 벌어지는 '삼국지'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방콕을 관통하는 차오프라야강을 비롯한 태국 주요 강 유역 전체 물관리시스템 구축사업에 한국과 중국, 일본이 수주를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태국경제를 사실상 지배해온 일본은 기득권을 활용하고 중국은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후발주자인 한국은 태국의 강을 다스리기 위한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유사하다는 점과 최근 물관련 사업실적을 내세워 선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 3월 잉락 태국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여주의 이포보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고 최근엔 대통령이 태국을 방문해 정상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이번 태국 물관리 프로젝트에 한국의 주도적 참여가 확정되면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고 미래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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